오는 10월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에 경찰·국세청·금융당국 등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수사과가 설치되면서, 새 수사체계의 실제 운영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입법예고 중인 중수청 직제안에는 서울청과 수원청, 대전청에 모두 5개의 합동수사과를 두는 방안이 담겼다. 서울청에는 보이스피싱범죄합동수사과, 금융범죄합동수사과, 가상자산합동수사과가 들어서고, 수원청에는 마약합동수사과, 대전청에는 국가재정범죄합동수사과가 각각 설치된다. 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 체계로 꾸려지며 총정원 2천874명 규모로 2026년 10월 출범할 예정이다.
합동수사과는 중수청 수사관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경찰, 해양경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관계기관에서 파견된 일반직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구조다. 직제안에 반영된 파견 인력은 모두 57명으로, 경찰과 해양경찰 소속이 39명, 법무부·국세청·관세청·금융위원회 등 소속이 18명이다. 다만 어느 기관 인력이 어떤 합동수사과에 몇 명씩 들어가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개청준비단은 수사 조직 운영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배치 현황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직 설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검사들이 합동수사과 구성에서 빠졌다는 점이다. 기존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는 검사가 경찰과 유관기관 인력과 함께 수사에 참여했지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제도 개편 이후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권을 갖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새 합동수사 체계는 과거처럼 검사가 수사 전면에 서는 방식이 아니라, 수사는 중수청과 관계기관이 맡고 검사는 법률 검토, 영장 심사·청구, 기소 판단 등 사후 절차를 지원하는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사의 중립성을 높이겠다는 제도 개편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다만 제도가 안착하려면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앞으로 공소청과 중수청, 경찰이 협력하는 이른바 ‘공중경 합수부’ 구상을 언급했지만, 법무부는 공소청 검사의 합동수사 참여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합수본 운영의 법적 근거가 취약하고,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 과정에 관여할 경우 향후 재판에서 증거능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은 서로 상대 기관에 수사관이나 검사를 파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영장과 기소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협업할지 제도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중수청 합동수사과의 성패는 조직을 얼마나 빨리 꾸리느냐보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환경에서 기관 간 협업 규칙을 얼마나 명확하게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보이스피싱, 가상자산, 마약, 국가재정범죄처럼 전문성과 정보 연계가 중요한 범죄를 다루는 만큼, 향후에는 파견 인력 배치 기준과 공소청 협업 절차를 둘러싼 추가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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