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기업 엘리 릴리(LLY)가 유전자 편집 치료제 개발업체 버브 테라퓨틱스(VERV)를 약 13억 달러(약 1조 8,720억 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 발표 직후 버브 테라퓨틱스 주가는 장외거래에서 75% 폭등하며 시장의 강한 관심을 받았다. 엘리 릴리는 주당 10.5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번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여기에 추가 성과 조건에 따른 주당 3달러의 조건부 지급권(CVR)도 포함된다. CVR은 인수 완료 후 10년 이내에 버브의 대표 신약 후보 물질 VERVE-102가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환자에게 투여될 경우 발동된다.
VERVE-102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Fast Track Designation)을 받아, 초기 임상 1b상 시험에 돌입해 있다. 해당 치료제는 한 번의 투여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근본적으로 낮추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버브 테라퓨틱스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심혈관 치료제를 선도하는 바이오텍으로, 창업 7년 만에 세 개의 in vivo 유전자 치료 후보 물질을 확보했다. 현재 그 중 두 개가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해 있는 상태다. 버브의 CEO 세카르 카티레산 박사는 이번 계약에 대해 “만성 관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단 한 번 투여로 치료하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여정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는 전략적으로도 의료 기술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다. 정기적 투약 중심의 기존 치료 방식에서 벗어나 유전자 편집 기반의 ‘원샷 치료’ 솔루션으로의 진입은 엘리 릴리의 파이프라인 확대뿐만 아니라 제약 산업 전반의 혁신적인 나아갈 길을 예고한다. 또한 심혈관 질환 치료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번 발표가 전해진 뒤 엘리 릴리 주가는 장 개장 전 약세를 보였지만 연초 대비 5%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버브 테라퓨틱스는 올해 들어 11% 오른 상태에서 이번 급등으로 시장 가치가 단숨에 재조명받고 있다. 인수 절차는 올해 3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