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맞춤형 AI 칩 대거 공개…‘그라비톤4·트레이니엄2’로 엔비디아에 도전장

| 김민준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자사 맞춤형 칩 라인업을 대거 업그레이드하며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서버용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CNBC 보도에 따르면 AWS는 서버 프로세서 ‘그라비톤4’(Graviton4)의 최신 버전과 AI 모델 학습에 특화된 ‘트레이니엄’(Trainium) 시리즈의 신형 칩을 이달 중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라비톤4는 AWS가 2015년 인수한 아나푸르나 랩스(Annapurna Labs)가 설계한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다. 지난해 출시된 버전은 Arm 네오버스 N2 코어 기반 96코어 구조에, 192메가바이트의 L2 캐시와 총 73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된 고성능 칩셋이다. 이번에 공개될 차세대 그라비톤4 모델은 네트워크 대역폭을 기존 최대 50Gbps에서 600Gbps로, 메모리 대역폭을 536.7Gbps까지 크게 확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데이터 처리량과 응답속도를 극적으로 높여 주요 엔터프라이즈 워크로드에 최적화될 전망이다.

보안 기능도 강화됐다. 분기 예측 기반 공격을 차단하는 Arm의 ‘BTI(Branch Target Identification)’ 기술이 핵심이며, AWS 내부 인프라 구성요소 간 데이터 전송 시 암호화 기능도 기본 탑재된다. AWS는 이미 전 세계 150여 인스턴스 유형에 5000만 개 이상의 그라비톤 시리즈 칩을 배포하고 있으며, 이번 업그레이드로 클라우드 서버 시장 내 맞춤형 칩 수요를 더욱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AI 학습 특화 칩라인인 트레이니엄 시리즈의 두 번째 제품, 트레이니엄2는 올해 말 정식 론칭이 예고됐다. 이 칩은 FP8 부동소수점 수치 연산 기준으로 1.29페타플롭스 성능을 자랑하며, 8개의 NeuronCore-V3 기반 코어와 96GiB의 온보드 메모리를 탑재한다. 여러 코어를 묶어 단일 가상 코어처럼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도 채택해, 대규모 언어모델 등의 AI 학습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AWS는 현재 차세대 트레이니엄3도 개발 중이며, 이 칩은 트레이니엄2보다 연산 성능이 2배 향상되고 에너지 효율 또한 50%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기존에 엔트로픽(Anthropic) 등 주요 AI 스타트업을 위한 40만 개 규모의 AI 클러스터를 이미 운영 중인 AWS가 초거대 모델 시장에서 반도체 성능 측면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려는 포석이다.

이와 함께 AWS는 그라비톤과 트레이니엄 칩 외에도 보안용 ‘니트로(Nitro) 보안 칩’과 네트워크 흐름 제어용 ‘니트로 카드’ 등 다양한 자체 설계 칩을 통해 하드웨어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 인프라 전반에 걸친 반도체 개발 역량을 앞세워 AWS는 엔비디아(NVDA)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