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텔샛, 스타링크 추격 위해 1조9,500억 유치…440기 위성 배치 예고

| 김민준 기자

프랑스 위성통신기업 유텔샛(Eutelsat)이 스페이스X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약 1조 9,500억 원(13억 5,000만 유로) 규모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자금은 연말까지 모집을 완료할 예정이며, 유텔샛의 차세대 저궤도 위성(LEO)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 투자될 계획이다.

이번 증자에서 프랑스 정부가 절반 이상인 약 717억 유로(약 1조 원)를 출자하며 전략적 우군으로 자리매김했다. 나머지 금액은 인도 재벌 그룹 바르티 스페이스(Bharti Space), 해운 선사 CMA CGM, 프랑스 전략투자기금(Fonds Strategique de Participations)이 분담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이들 주요 주주는 유텔샛 지분의 60%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

기존에 유텔샛 지분 10.9%를 보유한 영국 정부 역시 추가 출자를 검토 중이다. 이는 2023년 유텔샛이 영국의 위성통신사 원웹(OneWeb)과 합병하면서 형성된 이해관계이며,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영국 정부와의 투자 협상이 진행 중이다.

원웹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에 대항하는 LEO 위성 네트워크를 운영 중으로, 이미 지구 저궤도에 654개의 위성을 띄운 상태다. 전통적인 정지궤도(GEO) 위성 대비 더 낮은 궤도에서 운영되어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이 줄고 발사 비용도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현재 유텔샛은 스타링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LEO 위성 사업자로 평가받는다. 스타링크는 이미 약 7,000기의 위성을 발사한 데 이어 향후 5,000기 이상을 추가 발사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 유텔샛도 원웹 위성망 업그레이드 계획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이번 증자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 예산 일부를 충당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전체 예산은 최대 22억 유로(약 3조 1,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약 440기의 신규 위성 배치가 추진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텔샛은 작년 말 에어버스(Airbus)와 위성 100기를 초기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사용하는 차세대 위성은 기존 원웹 위성과는 다른 설계를 기반으로 하며, 우주 궤도상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한 ‘디지털 기능 강화형’으로 제작된다. 첫 위성은 2026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돼 2030년 이전 배치가 완료될 계획이다.

유텔샛은 이번 발표와 함께 인터넷 연결 등 계약 매출로 구성된 37억 유로(약 5조 3,200억 원) 규모의 수주 잔고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자사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강조하며 신규 투자 유치의 당위성을 부각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