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인공지능(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스템을 공개했다. 새로운 AI 인프라 라인업은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 특징으로, 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한 AI 시장 공략 가속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신제품 가운데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ThinkSystem SR680a V4’이다. 해당 모델은 약 20개의 프로세서를 공기 냉각 케이스에 집적한 고성능 컴퓨팅 장비로, 속도 면에서 이전 세대 대비 AI 추론 처리 속도가 최대 11배 향상됐다고 레노버는 설명했다. 핵심에는 엔비디아(NVDA)의 최신 블랙웰 B200 GPU 8개가 탑재됐다. 이 칩은 4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2,080억 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있으며, 초거대 언어모델을 구동하면서 기존 대비 전력 소모를 25%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연산을 보조하는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INTC)의 6세대 제온 시리즈로, 최대 288개 코어를 지원하며 AI 연산에 적합한 성능 최적화 기술이 내장돼 있다. 특히 고부하 연산 시 특정 코어의 클럭을 증강시키는 PCT 기술이 적용돼 성능 효율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블루필드-3 DPU와 슈퍼NIC 8개도 탑재돼 보안, 네트워크 관리, 스토리지 처리와 같은 부하 연산을 메인 CPU에서 분산시켜 AI 작업에 더 많은 자원을 할당할 수 있다.
레노버는 이 외에도 두 가지 서버 기반 모델을 추가로 선보였다. 첫 모델은 기존 ThinkSystem SR675 V3 서버와 시스코(CSCO)의 넥서스 스위치를 결합한 형태로, 최대 8개의 엔비디아 RTX PRO 6000 블랙웰 ServerEdition GPU를 장착할 수 있다. 이 그래픽카드는 AI보다는 그래픽 렌더링 작업에 중점을 둔 구성으로, 텐서 레이 트레이싱 코어와 스트리밍 멀티프로세서를 통해 정밀한 시각화에 최적화됐다.
두 번째 모델은 IBM의 AI 툴킷 watsonx에 최적화된 서버 구성이 특징으로, 모델 구축과 데이터 관리에 효율을 더했다. 특히 watsonx 사용을 고려한 기업들을 위해 맞춤형 사양 구성과 연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레노버는 이들 신제품과 함께 Hybrid AI Advantage 브랜드 아래 4종의 통합 AI 솔루션 패키지도 출시했다. 자세히 보면 컴퓨터 비전 기반 결함 검사 시스템, 호텔 등 서비스업 대상 고객 응대 보조 시스템, 작업 현장 안전모니터링, 그리고 리테일 매장용 분석 도구 등 다양한 산업 적용 사례를 포괄하고 있다.
AI 인프라 도입 기업을 위한 지원 서비스도 강화된다. ‘AI 채택 및 변화관리 서비스(AI Adoption and Change Management Services)’를 통해 직원 교육, AI 활용 규칙 설정, 지속적인 내부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레노버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AI 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책임 있는 AI 운영을 기업 문화로 정착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발표는 고성능 컴퓨팅과 AI에 특화된 하드웨어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레노버가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AI 시대를 겨냥한 인프라 구축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레노버의 AI 최적화 서버 시장 주도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