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플랫폼 윈드서프(Windsurf)의 성장세가 엔터프라이즈 개발과 AI 협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열린 ‘벤처비트 트랜스폼 2025’ 행사에서 바룬 모한(Varun Mohan) 윈드서프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통합 개발 환경(IDE)이 출시 단 4개월 만에 100만 명 이상의 개발자에게 채택됐으며, 지금은 사용자 전체 코드 커밋의 절반 이상을 AI가 자동으로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세션은 모한 CEO가 진행한 발표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픈AI(OpenAI)의 윈드서프 인수설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 윈드서프의 기술력과 조직 구조, 미래 전략 등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현재 윈드서프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FT) 간의 기술 접근 권한을 놓고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AI 코드 생태계의 주요 변곡점을 지나는 중이다.
윈드서프는 단순한 코드 자동완성을 넘어, 인간과 AI가 프로젝트의 공동 상태를 공유하며 전방위적 협업을 가능케 하는 이른바 ‘마음 합체 루프(mind-meld loop)’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여러 파일을 동시에 리팩토링하거나 테스트 코드 생성, UI 변경 반영 등 일련의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모한 CEO는 “개발자의 업무 중 실제 코드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은 20~30%에 불과하다”며, “디버깅과 테스트, 리뷰까지 아우르는 도구가 진정한 AI 코딩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 효율성과 함께 윈드서프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보안’이다. 사용자 데이터를 외부에 저장하지 않고, 브라우저 기능을 통합해 직접 로그 분석이나 UI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미 JP모건체이스(JPM)와 모건스탠리(MS) 같은 대형 금융기관에서도 사용할 만큼 신뢰성을 입증했다. 모한 CEO는 “모든 구성원이 기술에 기여하는 시대에는 보안이 생산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직 운영 또한 흥미롭다. 윈드서프는 각 3~4명의 소규모 엔지니어 팀을 다수 운용하며, 구체적인 가설을 빠르게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모한 CEO는 “요즘 1인 창업이 화제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정교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력이 필수”라며, “소규모 팀이 평행적으로 실험을 반복하는 구조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윈드서프는 AI 모델의 성능을 단순히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코드 구조와 사용 패턴을 학습해 개인화된 코딩을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통해 장기 유지보수가 가능한 코드 생성을 가능케 하고, AI 어시스턴트가 실제 기업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업무 기여를 하도록 유도한다.
향후 계획도 주목된다. 윈드서프는 다양한 대형 언어 모델(LLM)을 통합할 수 있는 오픈 프로토콜을 개발 중이며, 온프레미스 AI도 윈드서프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모한 CEO는 “기초 모델이 도약할 때마다 플랫폼 전체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다수의 에이전트를 효율적으로 조율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성과 측정 또한 투명하게 이뤄진다. 시스템 내장형 분석 기능으로 AI 어시스턴트가 작성한 코드 비중 등 다양한 ROI 지표를 제공, 기업들이 AI 도입 후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경쟁 구도에 대해 그는 “윈드서프는 페이스북이나 오픈AI, 구글과 경쟁한다기보다는, 더 빠르고 집중적으로 실행에 나서는 내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대기업에 대해서도 “세일즈포스(Salesforce) 같은 기업이 AI 네이티브로 거듭날 수 없는 근본적 이유는 없다”며, 혁신 속도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 인수 여부와 관계없이, 윈드서프가 확보한 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과 보안·개인화 중심의 기술 전략은 향후 ‘에이전틱 개발’이 주류로 떠오를 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