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방 스타트업 투자 불붙었다…원브리프, 1조 5천억 기업가치 달성

| 김민준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방위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인공지능(AI) 기술과 민관 협력이 결합된 신생 기업들이 잇따라 유니콘 반열에 오르며, 벤처 자금이 전통적 투자 기피 분야였던 *국방*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미국 하와이에 본사를 둔 군사 작전 기획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원브리프(Onebrief)는 최근 2,000만 달러(약 288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단 3개월 전 시리즈 C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6억 5,000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라운드에서 거의 두 배 가량 급등한 셈이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배터리 벤처스(Battery Ventures)가 주도했다.

원브리프는 전투 계획에 필요한 핵심 기능들을 하나의 클라우드 플랫폼에 통합함으로써 효율적인 작전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술은 미군의 7개 지리적 전투사령부 가운데 4곳을 포함한 여러 핵심 부대에 자발적으로 도입될 정도로 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최대 10만 명의 사용자가 동시 접속할 수 있는 협업 및 작전 계획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대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플랫폼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글로벌 방위 산업에 대한 벤처 투자는 지난해에만 30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5억 8,000만 달러(약 8조 3,500억 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이 이미 집행된 상태다. 이 중에는 방위 기술 유니콘인 앤듀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에 대한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흐름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 리스크 고조, 특히 최근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개입한 이후 더욱 강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방산 기술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벤처 투자사들도 안보 기술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스타트업 중심의 첨단 국방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는 추세다.

배터리 벤처스의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 파트너는 “원브리프의 기술적 직관성과 현장 중심의 확산 방식은 방위 기술 영역에서 매우 드문 성공 사례”라며 “점점 복잡해지는 글로벌 안보 환경에서 이와 같은 일체화된 작전 소프트웨어는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군수 기업 중심의 방위 산업 패러다임이 기술 스타트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AI와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무기력한 군사 관료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열쇠로 보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강조돼온 미국의 기술 독립과 국방력 강화 정책에 힘입어, 민간 기술의 군사 전용화 흐름은 앞으로 더욱 탄력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