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의 성장과 내부 효율화 전략을 바탕으로 연속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미국 생산 보조금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본업 성과 만으로 영업이익을 유지했다는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천1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0월 30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 늘어난 수치이며,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천183억 원을 16% 웃돌았다. 다만 이 가운데 미국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3천655억 원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천358억 원 규모다. 그럼에도 2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AMPC를 제외한 기준으로 흑자를 유지하며 체질 개선의 성과를 입증했다.
매출 규모는 5조6천9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2.4% 증가했다. 순이익은 5천36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5% 줄었으나 흑자 기조는 유지됐다. 전기차용 파우치 배터리 매출이 줄어든 반면, ESS 부문에서는 출하량이 증가하며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고, 소형 배터리 부문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회사 측은 ESS 사업의 성장세가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내 대형 IT 기업들이 전력망용 ESS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지속됨에 따라 향후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단가 경쟁력이 있는 신제품 개발과 함께, 2027년까지 각형 LFP(리튬인산철) 기반의 ESS 제품 준비에 나서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전력 예측과 전력 거래 기능을 통합한 솔루션 제공을 위해 자회사인 버테크의 시스템통합 역량에 운영 관리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ESS 단순 공급을 넘어 ‘토털 솔루션’ 제공 업체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차량 등급별 맞춤 배터리를 공급하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으며, 파우치형부터 원통형, 각형까지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전모델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ESS 시장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고효율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구조도 점차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정 수익 기반의 ESS 등이 전기차 중심의 수익 모형을 보완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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