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광통신 시장 확대에 맞춰 광집적회로(PLC) 기술 기업인 이네이블런스 테크놀로지스(Enablence Technologies, ENAFF)가 생산 능력 확대와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대형 반도체 패키징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 웨이퍼 생산 설비 확충, 핵심 임원 영입 등을 통해 차세대 데이터센터 광부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네이블런스 테크놀로지스는 최근 반도체 패키징·어셈블리(OSAT) 기업인 순윤 테크놀로지(ShunYun Technology, SYT)와 전략적 대량 생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북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광학 어셈블리 및 모듈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통신 인프라, 첨단 센싱 분야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광부품 시장 규모가 2035년까지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가운데 북미가 약 3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는 이네이블런스의 ‘평면 광도파로 회로(PLC)’ 기술과 순윤 테크놀로지의 대량 패키징 및 조립 역량을 결합해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 고객들이 요구하는 광부품 ‘리쇼어링’ 수요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춘 협력이라는 평가다.
생산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웨이퍼 팹에서 수백만 달러 규모 설비 업그레이드를 완료했으며, 이를 통해 PLC 웨이퍼 생산 능력을 세 배 이상 확대했다고 밝혔다. 신규 설비에는 첨단 식각, 리소그래피, 증착 장비가 포함됐으며 공정 자동화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 회사 측은 이미 PLC 웨이퍼 생산량이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으며 AI 데이터 인프라와 LiDAR 센서용 광소자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도 생산 확대 전략에 맞춰 재편됐다. 이네이블런스는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2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지안화 후(Jianhua Hu)를 프리몬트 팹 총괄 디렉터로 임명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에서 상업 및 운영 리더십을 맡았던 로버트 파이퍼(Robert Piper)를 최고참모(Chief of Staff)로 영입했다. 회사는 이번 인사를 통해 장비 도입과 생산 확장, 운영 효율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무 부문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스탠 베스코(Stan Besko)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임하면서 브라이언 시겔(Brian Siegel)이 임시 CFO로 선임됐다. 시겔은 EY, CBIZ, 로스스타인 캐스 등에서 활동한 25년 이상의 회계·인수합병(M&A) 경력을 보유한 재무 전문가다.
재무 실적은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성장세는 뚜렷하다. 이네이블런스의 2025회계연도 매출은 594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1% 증가했으며, 순손실은 1,815만 달러(약 261억 4,000만 원)를 기록했다. 회사는 같은 기간 신규 자금 약 2,285만6,000달러(약 329억 1,000만 원)를 확보하며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
2026회계연도 실적 역시 생산 확대 과정의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 2026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215만2,000달러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지만 공구 장비 도입 지연과 일회성 재고 조정 영향으로 분기 순손실은 629만1,000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장비 온보딩 작업이 이미 완료됐으며 향후 생산 정상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퍼 생산 속도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는 월간 웨이퍼 시작 물량을 기존 약 2,000장에서 2027회계연도 1분기 말까지 4,000장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 계약도 확대했다. 회사는 기존 2,000만 캐나다달러 규모 담보 대출 한도를 2,500만 캐나다달러로 늘리는 수정 계약을 체결했다. 확보된 자금은 생산 능력 확대, 장비 도입, 차세대 광소자 개발을 위한 운전자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대역폭 요구가 급증하면서 광집적회로 기반 광모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미 기업들이 반도체 공급망을 지역 내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이네이블런스 테크놀로지스 같은 전문 광부품 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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