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사이언티픽(BSX)의 심장 시술 기기 ‘WATCHMAN FLX’가 혈액 희석제 대비 출혈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추면서도 유사한 뇌졸중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글로벌 임상 ‘CHAMPION-AF’ 결과가 주요 학회와 의학 저널에 동시 공개되며 심방세동 치료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스턴 사이언티픽은 28일(현지시간) WATCHMAN FLX 좌심방 부속 폐쇄(LAAC) 장치가 비판막성 심방세동(NVAF)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에서 주요 안전성과 유효성 지표를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CC) 연례 학술대회에서 ‘주목할 임상’으로 발표됐으며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동시에 게재됐다.
심방세동은 전 세계 약 5,900만 명이 앓는 대표적 부정맥으로 정상 심장 리듬 대비 뇌졸중 위험을 최대 5배까지 높인다. 특히 NVAF 환자의 혈전 중 90% 이상이 좌심방 부속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표준 치료는 비타민K 비의존성 경구 항응고제(NOAC)지만, WATCHMAN 기술은 해당 부위를 한 번의 시술로 영구 차단해 장기 복약을 대체하는 접근법이다.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에서 36개월 추적 결과, WATCHMAN FLX는 1차 안전성 지표에서 NOAC 대비 ‘출혈 위험’을 통계적으로 더 낮췄다. 시술과 무관한 주요 및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주요 출혈은 10.9%로, 항응고제 그룹(19.0%) 대비 45% 감소했다. 시술 관련 출혈까지 포함한 분석에서도 12.8%로 동일 비교군 대비 34% 낮았다.
효과 측면에서도 열등하지 않았다. 뇌졸중, 심혈관 사망, 원인 불명 사망, 전신 색전증을 포함한 1차 유효성 지표에서 WATCHMAN FLX는 5.7%로 NOAC(4.8%) 대비 ‘비열등성’을 충족했다. 또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결합한 2차 평가에서는 장치가 15.1%로 집계돼 항응고제(21.8%)보다 우수한 ‘순 임상 이점’을 보였다.
이번 CHAMPION-AF는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호주 등 141개 기관이 참여한 최대 규모 LAAC 임상으로, 시술 성공률은 99%에 달했다. 연구는 향후 5년까지 추적 관찰을 이어가며 추가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마틴 레온(Martin Leon)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교수는 “이번 결과는 약물 중심이던 뇌졸중 예방 전략을 바꿀 ‘전환점’”이라며 “WATCHMAN FLX가 더 넓은 환자군에서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보스턴 사이언티픽 측은 이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응증 확대 및 보험 적용 범위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항응고제를 처방받은 심방세동 환자의 약 40%가 복약을 지속하지 않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브래드 서튼(Brad Sutton) 최고 의료 책임자는 “WATCHMAN은 단일 시술로 평생에 걸친 보호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며 “임상 근거가 누적되며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WATCHMAN 장치는 현재까지 60만 명 이상 환자에 적용된 대표 LAAC 기기로, 유럽에서는 2009년, 미국에서는 2015년 승인됐다. 최신 모델인 WATCHMAN FLX Pro는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시술 후 항혈소판 요법을 단일 약제로 단순화하는 임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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