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붐의 허상?”…Micron, 6개월 만에 소비자 사업 접고 주가 33% 급락

| 박아인 기자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기반으로 급등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불과 반년 만에 급격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시장의 ‘무한 수요’ 기대를 자극했던 계약과 기술 변화가 동시에 흔들리며,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Micron)의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샘 알트먼 LOI가 촉발한 ‘AI 메모리 랠리’

2025년 10월 OpenAI CEO 샘 알트먼의 서울 방문은 시장에 강한 신호를 남겼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추진된 대규모 DRAM·HBM 공급 관련 논의는 AI 인프라 확장 기대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특히 월 90만 장 규모(전 세계 HBM 공급량의 약 40%)로 알려진 비구속적 양해각서(LOI)는 시장 기대를 크게 자극했다. 이후 계약용 DRAM 가격이 급등하는 등 AI 메모리 수요 확대 기대가 빠르게 반영됐다.

이 흐름 속에서 마이크론은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 2025년 12월, 29년간 이어온 소비자 메모리 브랜드 ‘Crucial’을 철수하고, 생산 역량을 AI 및 기업용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술 변수 등장…“메모리 수요 구조 흔들린다”

그러나 2026년 3월 들어 상황은 빠르게 변화했다.

구글이 공개한 ‘TurboQuant’ 압축 기술은 AI 모델의 메모리 요구량을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되며, 기존 HBM 수요 전망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했다.

여기에 OpenAI와 오라클이 추진하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 확장 계획이 취소되면서, 인프라 투자 기대 역시 흔들렸다.

시장에서는 이를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적은 사상 최고…주가는 33% 하락

마이크론은 AI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아 연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고점 대비 약 33% 하락했으며, 단기적으로도 낙폭이 확대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락하는 칼(falling knife)’이라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메모리 산업 특유의 ‘사이클 리스크’와 함께, AI 수요가 기대만큼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설비 투자(Capex)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요 둔화가 맞물릴 경우,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전히 타이트 vs 이미 피크”…엇갈린 시각

업계 내부에서는 여전히 수요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태라고 밝히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NVIDIA)와 클라우드 기업들의 수요도 견조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투자은행들은 단기적으로 업황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다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결국 시장은 AI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기술 효율화와 투자 사이클 조정 속에서 변동성을 겪을지에 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AI 메모리 2막은 효율 경쟁”…구조 변화 시작

전문가들은 AI 메모리 시장이 단순한 수요 확대 국면에서 벗어나, 효율성과 비용 구조 중심의 ‘2단계 경쟁’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초기에는 데이터센터 확장과 하드웨어 투자 확대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모델 경량화, 메모리 최적화, 자본 효율성 등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의 소비자 사업 철수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내려진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동시에 시장 기대 변화와 투자 사이클 변동성에 얼마나 민감하게 노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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