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워크스페이스, ‘에이전트형 AI’로 진화…지메일·드라이브·문서 자동화 확대

| 김서린 기자

구글 클라우드가 업무용 협업 도구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한층 자율적인 인공지능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단순히 명령을 기다리는 보조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프로젝트 맥락을 이해하고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AI’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구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에서 새 시스템 ‘워크스페이스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율리 권 킴 구글 워크스페이스 제품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이제 AI는 수동적인 비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프로젝트의 배경과 조직의 지식 체계를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강조한 문제의식은 현재의 업무 환경이 지나치게 파편화돼 있다는 점이다. 기업 직원들은 이메일, 채팅, 문서, 프레젠테이션, 각종 파일 저장소를 오가며 흩어진 정보를 모으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실제 업무보다 탭을 넘기고 메일을 뒤지고 대화 기록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지메일·문서·슬라이드 연결해 ‘맥락 이해’

이번에 공개된 워크스페이스 인텔리전스는 문서, 슬라이드, 지메일 등 워크스페이스 전반의 의미 관계를 파악해 사용자가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도록 설계됐다. 구글은 이를 통해 반복적인 ‘컨텍스트 스위칭’, 즉 여러 앱을 오가며 맥락을 다시 파악해야 하는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핵심 변화 중 하나는 구글 챗의 통합 명령창이다.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사용자가 “특정 프로젝트 팀 회의를 잡아달라”거나 “최신 예산 파일을 찾아달라”고 자연어로 지시하면 AI가 실제 실행까지 처리한다. 구글 챗을 기업 업무의 ‘중추 신경계’처럼 쓰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문서와 슬라이드의 생성 기능도 강화됐다. 이제 제미나이는 관련 이메일, 채팅 기록, 웹 정보까지 불러와 막연한 아이디어를 회사 톤앤드매너에 맞는 초안으로 정리할 수 있다. 새 아이디어가 입력되면 기업 템플릿을 반영한 편집 가능한 슬라이드 초안도 자동 생성한다.

드라이브·지메일 검색 부담 줄이고, 시트는 미니 앱 제작 지원

구글은 AI 오버뷰 기능도 지메일과 드라이브로 확대했다. 사용자는 긴 메일 스레드나 방대한 파일 목록을 일일이 훑지 않고도 제미나이에 질문해 필요한 핵심 정보만 빠르게 요약받을 수 있다.

드라이브에는 ‘드라이브 프로젝트’ 도구가 추가된다. 특정 프로젝트와 관련된 파일과 이메일을 한곳에 모아 제미나이가 전체 맥락을 더 정확히 이해하도록 돕는 기능이다. 프로젝트 단위의 정보 정리가 쉬워지면 초안 작성, 요약, 자료 검색 같은 작업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는 새 ‘시트 캔버스’ 기능이 들어간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데이터셋 위에서 대시보드나 인터랙티브 미니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세일즈포스나 허브스팟 같은 외부 서비스의 데이터도 연동 대상에 포함됐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단순 표가 아닌 실제 업무 도구 형태로 전환하려는 수요를 겨냥한 셈이다.

자동 청구서 검토·다국어 영상 제작…보안 통제도 강화

에이전트형 자동화 영역에서는 새 ‘스킬’ 기능이 도입됐다. 팀이 워크스페이스 전반에서 자동화 워크플로를 직접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신규 청구서를 과거 문서와 비교해 차이점을 찾아내는 검토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반복적이지만 오류 위험이 큰 사무 업무를 AI에 넘기는 구조다.

구글 비즈는 ‘디지털 아바타’ 기능이 추가돼 회사 로고와 브랜딩을 반영한 영상 메시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 24개 언어를 지원해 별도 스튜디오 없이도 글로벌 기업용 영상 제작을 간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구글 설명이다.

구글 미트의 ‘대신 메모해줘’ 기능도 확대된다. 이제 줌이나 팀즈 같은 외부 화상회의 플랫폼에서도, 사용자가 구글 기기로 접속하면 회의 요약과 후속 실행 항목을 정리할 수 있다.

AI가 더 자율적으로 움직일수록 보안 부담도 커지는 만큼, 구글은 ‘AI 컨트롤 센터’와 에이전트 관리 도구도 함께 내놨다. 관리자는 민감한 데이터에 AI가 어떻게 접근하고 상호작용하는지 모니터링하고 감사할 수 있다. 규제가 엄격한 기업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미국, 유럽연합(EU), 인도, 독일 등 특정 지역 안에만 머물도록 설정하는 ‘주권 통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생성형 AI 경쟁이 ‘답변 품질’에서 ‘실제 업무 수행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은 워크스페이스 인텔리전스를 앞세워 문서 작성, 정보 탐색, 회의 정리, 데이터 활용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묶으려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자동화의 정확도와 보안 통제가 서비스 확산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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