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지역의 초기 딥테크 기업을 장기적으로 키우기 위한 2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 조성에 나섰다. 연구개발특구 안에서 나온 기술이 창업으로 이어진 뒤에도 자금 부족으로 성장 동력을 잃지 않도록, 초기 단계부터 장기간 투자하는 구조를 새로 마련한 것이다.
두 기관은 2026년 4월 29일 ‘특구 퍼스트 딥 펀드’를 운용할 위탁운용사 모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선정된 운용사는 올해 4분기까지 총 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 뒤 10년 이상 장기 운용하게 된다. 통상 벤처투자에서는 투자 시기와 자금 회수 시기를 비교적 명확히 나누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펀드는 그런 구분을 두지 않고 초기 딥테크 기업에 유연하게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기술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딥테크 분야의 특성을 감안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초기 연구소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직할연구기관, 과학기술원에서 나온 창업기업, 그리고 딥테크 기반의 공공기술 사업화 기업이다. 여기서 딥테크는 인공지능, 반도체, 바이오, 우주, 첨단소재처럼 높은 기술 장벽과 긴 개발 기간이 필요한 분야를 뜻한다. 이런 기업들은 기술성은 높지만 매출이 본격화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일반적인 민간 자본만으로는 초기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가 이번 펀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역 기술 창업 생태계를 더 촘촘하게 만들겠다는 정책 의도가 깔려 있다. 연구개발특구는 대덕을 비롯해 전국 주요 거점에서 공공 연구성과를 사업화하는 역할을 맡아왔지만, 실제 창업 이후에는 수도권 자본시장과의 거리, 긴 투자 회수 기간 같은 이유로 지역 기업들이 성장 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과기정통부와 특구재단은 연구개발 지원과 투자 지원을 함께 묶어, 기술 개발에서 사업화,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안서는 5월 19일까지 접수하며, 6월 중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두 기관은 5월 7일 대전 신세계 엑스포타워에서 사업설명회도 연다.
이은영 과기정통부 연구성과혁신관은 이번 신규 펀드에 대해 지역의 유망 기술기업이 딥테크 사업화의 문턱을 넘고 세계 시장을 겨냥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초기부터 함께 위험을 부담하는 자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장기형 정책펀드가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실제 성과는 우수 운용사 선정, 후속 민간자금 유입, 투자기업의 사업화 속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역 기술창업의 자금 조달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바꾸느냐에 따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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