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핵심 반도체 투자 기금이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의 첫 자금조달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 기업의 몸값이 불과 몇 주 만에 200억달러에서 450억달러로 뛰어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소식통 4명을 인용해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이른바 대기금이 딥시크의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려 하고 있으며 텐센트 등 중국 대형 기술기업들도 지분 투자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50억달러는 우리 돈 약 65조원 규모로, 중국 인공지능 산업에서 딥시크가 차지하는 전략적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 읽힌다.
딥시크는 지난해 1월 인공지능 모델 R1을 공개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자금조달 논의가 시작된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200억달러 안팎으로 평가했지만, 상업화 성과가 아직 충분하지 않더라도 기술 잠재력이 크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평가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창업자 량원펑도 개인적으로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현재 개인 및 관계사를 통한 지분율은 89.5%로 알려졌다.
이번 논의가 특히 주목되는 이유는 대기금의 성격 때문이다. 대기금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 통제와 기술 제재에 대응해 중국이 반도체 자립 기반을 키우기 위해 만든 정책성 자금이다. 2024년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영은행 등을 통해 3천440억위안, 약 73조원 규모의 3차 펀드를 조성했다. 그동안 대형언어모델 운용사를 공개적으로 뒷받침한 사례는 많지 않았던 만큼, 이번 투자 검토는 중국이 반도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모델까지 한꺼번에 키우는 방향으로 산업정책의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는 대기금의 참여가 현실화하면 딥시크가 중국 인공지능 모델 개발 경쟁에서 선두 입지를 더 굳힐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지원이 중국의 소프트웨어·반도체·인공지능 모델 생태계를 함께 촉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딥시크의 코딩 능력이 중국 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전했고, 지푸AI와 문샷AI 같은 경쟁사들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도 딥시크가 화웨이 인공지능 칩에서 우선적으로 구현될 경우 미국에 매우 불리한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딥시크와 대기금, 텐센트는 관련 질의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움직임은 중국이 미국의 기술 제재에 맞서 반도체 하드웨어뿐 아니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국가 차원에서 끌어올리려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중국 내 인공지능 기업 가치 재평가와 전략 산업에 대한 정책 자금 집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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