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이 솔라나(SOL) 블록체인에서 구동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PT’를 내놓으면서, 글로벌 송금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볼리비아와 필리핀을 합치면 약 1억3000만명이 새 서비스 이용권을 얻게 된다.
웨스턴유니온은 월 1일 USDPT를 출시했다고 밝혔으며, 2026년 말까지 40개국 이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190개국 이상, 1억5000만명 넘는 고객을 둔 웨스턴유니온이 블록체인 결제망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업에는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과 파이어블록스(Fireblocks)가 핵심 인프라를 맡았다. 미국에서 연방 규제를 받는 첫 암호화폐 은행인 앵커리지 디지털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파이어블록스는 지갑과 결제 정산을 담당한다. 웨스턴유니온은 향후 라이선스를 보유한 거래소에도 USDPT를 공급해 자사 유동성·결제망과 연동하겠다는 구상이다.
송금업계로 번지는 스테이블코인 경쟁
웨스턴유니온의 움직임은 송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머니그램은 지난 9월 콜롬비아에서 USDC 서비스를 시작했고, Zelle도 10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국경 간 송금 계획을 내놨다.
배경에는 미국의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있다. 지난 7월 통과된 이 법은 스테이블코인 개발에 우호적인 규제로 평가받으며, 금융사들이 규제된 디지털 자산을 결제 인프라로 채택하는 흐름에 힘을 실었다.
웨스턴유니온은 특히 필리핀이 초기 도입지로 적합하다고 봤다. 송금이 현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또 미국과 중남미를 잇는 송금 경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 바이비트 최고마케팅책임자 클라우디아 왕은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같은 중남미 노선이 여전히 암호화폐 기반 결제망의 ‘빈 공간’에 가깝다며, 미주 지역 송금 시장을 1740억달러 규모로 평가했다.
3170억달러 규모로 커진 스테이블코인 시장
이번 출시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자체가 이미 거대한 산업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3170억달러 수준이며, 미 재무부와 씨티그룹은 2030년까지 2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BTC)은 현재 8만101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웨스턴유니온의 진입이 송금과 결제 영역에서 규제형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사례를 넓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본격적인 확산 여부는 각국 규제와 현지 금융망 연동 속도에 달려 있어, USDPT가 얼마나 빠르게 실물 수요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