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AI 승부처로 ‘개방형 플랫폼’ 제시… “모델보다 거버넌스·통합이 돈 된다”

| 김서린 기자

IBM($IBM)이 연례 행사 ‘싱크 2026’에서 시장의 예상과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인공지능(AI) 경쟁의 핵심을 자체 모델 우위가 아니라 ‘개방성’과 ‘플랫폼’으로 규정한 것이다. 아빈드 크리슈나 최고경영자(CEO)는 기초모델이 시간이 갈수록 서로 대체 가능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장기 가치는 거버넌스·통합·이식성을 제공하는 플랫폼 계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내용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IBM 연례 콘퍼런스 현장에서 진행된 크리슈나와의 질의응답을 바탕으로 한다. 논의는 IBM의 구조적 한계, AI 전략의 성과 지표, 메인프레임과 차세대 포트폴리오의 균형, 인력 전략, 에이전트 인프라, 양자컴퓨팅까지 폭넓게 이어졌다. 크리슈나는 기술 사양을 나열하는 이른바 ‘스택 슬라이드’를 기조연설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자체보다 기업 고객이 체감할 사업 가치를 앞세우겠다는 판단이다.

IBM의 방향은 분명하다. 일부 핵심 영역에 집중하고, 실행 속도를 높이며, ‘개방’을 기본 원칙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크리슈나는 IBM의 약점으로 낮은 시장점유율을 먼저 인정하면서도, “절반의 시간에 두 배의 성과”를 내는 조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인수 당시 시장에서 낯설게 보였던 레드햇(Red Hat)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현재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전달 구조에서 레드햇은 사실상 기본 모델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IBM이 여전히 폐쇄적 기업이라는 인식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IBM을 “세계에서 가장 큰 오픈소스 기업”이라고 표현하며, 레드햇 인수 이후 그 성격이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이는 AI 시대에 개발자 생태계와 파트너 수익 구조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향후 24개월 동안 IBM의 AI 전략이 성공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핵심 지표로는 ‘소프트웨어 성장’을 제시했다. AI 모델 성능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설명할 수 없고, 실제 기업 데이터가 열리고 워크로드가 운영 환경으로 넘어가며 IBM 소프트웨어 안으로 유입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크리슈나는 IBM의 생성형 AI 관련 사업 규모가 125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원화로는 약 18조1125억원 규모다.

메인프레임이 AI 전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시장은 여전히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로 나뉘어 있고, 중요한 것은 어디서 돌리느냐보다 복원력과 장기 비용 구조라는 주장이다. IBM은 메인프레임을 과거 유산이 아니라 연장 가능한 강점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연구개발 투자와 영업 인센티브를 신사업 쪽으로 기울여 포트폴리오 이동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전략에서도 AI는 비용 절감 도구를 넘어 성장 수단으로 해석됐다. 크리슈나는 2026년에 신입급 채용을 세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생산성 향상으로 입사 1년 차 인력이 과거 5년 차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단순 사무·백오피스 역할은 줄고, 엔지니어링·영업·디지털 직군 비중은 커질 것으로 봤다. 반복 업무의 자동화가 본격화하는 만큼, 조직 내 역할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다.

다른 CEO들을 향한 조언도 실무 중심이었다. AI를 막연한 ‘리스크 기반 실험’으로 다루지 말고,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두세 개 핵심 영역을 골라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십, 수백 개 파일럿을 벌이는 방식보다 변화 의지가 있는 현업 리더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실제 운영 프로세스에 녹여내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결국 AI 도입은 기술보다 조직 문화와 집행 방식의 문제라는 진단이다.

에이전트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단일한 승자 모델이 나오기보다, 여러 클라우드와 여러 공급업체 환경을 연결하는 ‘중립적 배관’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IBM은 메시지 큐(MQ)나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에이전트 제공자 하나를 밀기보다 이기종 환경을 연결하는 제어 계층을 노리고 있다. AI 시대의 지속 가능한 수익이 플랫폼 계층으로 이동한다는 논리와도 이어진다.

양자컴퓨팅에 대해서는 ‘과학의 문제’에서 ‘공학의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자 모델링과 단백질 시뮬레이션, 공기역학과 유체, 저류층 계산 같은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이 초기 상용화 영역으로 제시됐다. 크리슈나는 본격 상용화 시점을 2028~2029년으로 예상했다. 고전 컴퓨팅과 양자컴퓨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접근이 현실적인 경로라는 설명이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IBM의 전략은 꽤 현실적이다. 기초모델이 범용화될수록 차별화 지점은 모델 그 자체보다 데이터 조화, 업무 흐름 통합, 정책·보안 통제, 시스템 간 연결 능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IBM은 메인프레임급 통합 역량이라는 전통적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레드햇 이후 강화된 개방형 생태계를 결합하려 한다. 성공한다면 ‘개방형이지만 필요한 곳에서는 깊게 통합되는’ 기업용 AI 운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다만 과제도 뚜렷하다. IBM이 말하는 개방성이 단순한 메시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산업별 고객이 쓸 수 있는 통합 플랫폼과 실행 체계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싱크 2026에서 IBM은 사업 가치와 개방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제 시장은 그 다음 단계, 즉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데이터·거버넌스를 묶어 반복 가능한 AI 운영 구조로 구현할 수 있는지 지켜보게 될 전망이다.

TP AI 유의사항 TokenPost.ai 기반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기사를 요약했습니다. 본문의 주요 내용이 제외되거나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