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출발한 서비스 소프트웨어 기업 프레시웍스(Freshworks)가 인공지능(AI) 전환의 한복판에서 새 전략을 공개했다.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기업 서비스 운영 전반을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프레시웍스는 1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에서 연례 행사 ‘프레시웍스 리프레시 2026 NYC’를 열고 서비스 운영 플랫폼 ‘프레시서비스(Freshservice)’의 AI 기능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2010년 인도에서 설립된 뒤 고객지원 소프트웨어 ‘프레시데스크(Freshdesk)’로 성장 기반을 닦았고, 이후 프레시웍스로 사명을 바꿔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대표적인 SaaS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현실이 된 서비스 혁신’이다. 프레시웍스는 그동안 기업들이 AI 도입 효과를 기대해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데이터 단절, 맥락 부족, 낮은 신뢰도 같은 문제로 도입이 지연돼 왔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AI를 기존 업무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실행 가능한 서비스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프레시웍스의 대표 제품인 프레시서비스는 IT 서비스 관리와 자산 관리, 직원 지원 기능을 통합한 서비스 운영 플랫폼이다. 회사는 이 플랫폼이 빠른 구축, 쉬운 사용성, 높은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객사로는 데이터브릭스, 테일러메이드, 까르푸 등이 거론됐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제품은 ‘프레디 AI 에이전트 스튜디오(Freddy AI Agent Studio)’다. 이는 코딩 없이도 IT 부서와 현업 팀이 특정 업무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설계된 환경이다. 프레시웍스는 기존에 수개월 단위로 걸리던 AI 적용 시간을 수주 단위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능은 서비스, 자산, 장애 대응, 사내 지식 정보를 하나의 서비스 운영 체계 안에서 연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해 단순 챗봇을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 내부 맥락을 이해하는 AI가 실제 업무를 처리하도록 만드는 구조다.
프레시웍스 최고제품책임자 스리니 라가반(Srini Raghavan)은 “AI의 진짜 가치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팀에 무엇을 돌려주느냐에 있다”며 시간, 집중력, 업무 유연성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프레시서비스 기반의 통합 서비스 운영 체계가 기업이 원하는 속도로 AI를 도입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프레시웍스가 AI 확장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바뀐 근무 환경이 있다. 회사 분석에 따르면 수백만 건의 서비스 상호작용 가운데 IT 티켓의 47%가 이제 표준 업무 시간 외에 접수되고 있다. 반면 야간이나 주말 대응 시간은 1시간 이상 더 느려지고, 서비스 수준 협약(SLA) 준수율도 최대 5%포인트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프레시웍스는 ‘항상 응답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프레디 AI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슬랙, 직원 포털 등 직원들이 실제로 업무를 처리하는 채널에서 작동할 수 있다. 동시에 워크데이, 리플링 같은 외부 시스템과 연결해 승인이나 인사, 지원 요청 등 보안이 필요한 업무 흐름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새로 추가된 ‘MCP 게이트웨이’는 노션, 클릭업, 리니어 같은 서드파티 도구에서 별도 맞춤 코딩 없이 맥락 정보를 불러오게 해준다. 이는 AI 자동화를 부서별 단순 반복 작업 수준에서 끝내지 않고, 여러 부서를 넘나드는 복합 서비스 프로세스로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프레시웍스는 AI 도입의 성패가 결국 ‘얼마나 쉽게 쓰고, 얼마나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AI 인사이트와 ‘경험 수준 협약(Experience Level Agreements)’ 기능도 함께 내세웠다. 기업 리더가 단순 처리 속도뿐 아니라 직원 만족도와 실제 비즈니스 성과까지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더큐브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밥 랄리버트(Bob Laliberte)는 “AI는 이제 하나의 기능이 아니라 운영 모델의 변화”라며 워크플로, 거버넌스, 시스템 구조 전반의 정렬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행사의 의미에 대해 “AI 전략을 실제 서비스 운영 배치로 옮기는 실행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짚었다.
이는 최근 SaaS 시장 전반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들은 AI 도입 자체보다 ‘빠른 가치 실현’과 ‘운영 복잡성 최소화’를 점점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특히 IT와 고객경험(CX) 책임자는 적은 인력과 제한된 예산 안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요구받고 있다. 프레시웍스는 이런 환경에서 지나치게 복잡한 대형 플랫폼보다, 비교적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AI 전략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프레시웍스의 이번 발표는 AI가 SaaS 산업의 부가 기능이 아니라 핵심 경쟁 축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자체의 화려함보다, 실제 서비스 운영에 얼마나 무리 없이 붙고 조직 성과로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프레시웍스는 오랫동안 ‘복잡성 제거’를 기업 철학으로 내세워 왔다. 이번 뉴욕 행사에서도 그 기조는 유지됐다. AI를 더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더 빨리 쓰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SaaS 시장의 다음 승부처가 ‘강력한 AI’보다 ‘현장에 안착하는 AI’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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