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허브, PCB 생산 자동화 ‘그리드’ 앞세워 2800만달러 투자 유치

| 유서연 기자

전자 하드웨어 생산 자동화 기업 서킷허브(CircuitHub)가 2800만달러(약 419억8000만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자율주행차와 위성 같은 산업용 전자기기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소량 다품종 생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공장 모델로 제조 병목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플루럴이 주도했다. 서킷허브는 전자회로기판(PCB) 제조와 조립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해온 회사다. 최고경영자 앤드루 세던(Andrew Seddon)은 반도체 공장에서 착안한 첫 생산시설을 미국 매사추세츠에 구축했고, 이 시설은 내부적으로 ‘그리드’로 불린다.

‘그리드’는 약 5000제곱피트 규모 공간에서 로봇과 컴퓨터 비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쇄회로기판을 절단하고 전처리한 뒤 조립까지 수행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단일 시제품부터 최대 1만개 물량까지, 수십 개 설계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수주 단위 생산에 걸리던 시간을 수주에서 수일 수준으로 줄였고, 상대적으로 적은 수량의 양산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PCB 생산 구조와 시장 배경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인 PCB는 키보드, 마우스, 스마트폰은 물론 산업용 장비 전반에 쓰인다. 하지만 업계 생산 체계는 여전히 대량 생산 중심으로 짜여 있어, 1만개 미만 규모 프로젝트가 많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킷허브는 이런 구조 때문에 틈새 시장이나 고도화된 설계일수록 제조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봤다.

세던은 “하드웨어 기업들은 자체 생산 체계를 처음부터 수직계열화하거나, 수년간 약화된 서구권 기존 공급망에 의존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에 놓여 있다”며 “서킷허브는 브라우저나 AI 에이전트를 통해 최첨단 공장에 원격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시장 구조도 서킷허브의 사업 논리를 뒷받침한다.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글로벌 PCB 및 전자 제조 시장의 약 45%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생산 역량이 집중돼 있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저비용 해외 시장에 상당수 제조 기반을 내준 상태다. 최근 공급망 불안과 거시경제 변화로 미국과 유럽이 제조업 복원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 확산과 생산 전략

생성형 AI 확산도 변수다. 이제 회로기판 설계와 시제품 반복 작업은 한층 쉬워졌지만, 생산 방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상용화 단계에서 병목이 생긴다. 초기 제품을 내놓기 위해 대규모 고객층과 막대한 자본이 먼저 필요한 구조는 스타트업에 특히 불리하다. 최근 PCB 설계 자동화 도구를 제공하는 여러 신생 기업이 등장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서킷허브는 AI 기반 설계를 저용량 생산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회사는 이번 자금을 미국과 유럽 내 자동화 공장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그리드’ 모델을 더 모듈화해 지역별 수요 증가에 맞춰 생산 능력을 유연하게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서킷허브에 따르면 첫 생산시설 가동 이후 지금까지 200만개 넘는 기판을 납품했고, 1억3300만개 이상의 부품을 장착했다. 고객군도 전 세계 2만명 이상의 엔지니어로 확대됐다. 전자 제조의 중심이 대량 생산에서 ‘빠른 반복’으로 이동한다면, 이런 자동화 공장 모델의 존재감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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