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반 산업용 로봇팔을 개발하는 스탠더드 봇이 2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자금 조달로 기업가치는 10억달러, 약 1조5271억원으로 올라섰다. 제조와 물류 현장에서 ‘피지컬 AI’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내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시리즈C 라운드는 로보스트래티지가 주도했고, 제너럴 캐털리스트 등 기존 투자자도 참여했다. 스탠더드 봇은 공장과 물류 현장에서 쓰이는 AI 기반 로봇팔과 산업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복잡한 코딩과 전문 인력, 긴 설정 기간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이 회사는 작업자가 직접 동작을 보여주면 로봇이 이를 학습하는 ‘시연 기반 학습’ 방식을 앞세우고 있다.
핵심에는 엔비디아($NVDA)의 ‘아이작’ 기반 소프트웨어 스택이 있다. 센서로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액추에이터와 로보틱스를 통해 실제 물리적 작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쉽게 말해 사람이 견습을 통해 일을 배우듯, 로봇도 시범을 보고 작업 방식을 익히는 셈이다. 회사는 이런 접근 덕분에 프로그래밍 부담을 크게 줄였고, 기존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도 약 30% 높다고 주장했다.
스탠더드 봇은 자사 경쟁력이 ‘로봇 접근성 계층’을 바꾸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통합 업체와 엔지니어가 수주에 걸쳐 작업을 세팅해야 했지만, 이 회사 제품은 별도 코딩 없이 빠르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적용 가능한 분야도 다양하다. 가공, 용접, 팔레타이징, 연마, 체결, 도포, 조립, 검사 등 여러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
에번 비어드 최고경영자(CEO)는 “AI 네이티브 로봇은 21세기의 필수 ‘전동 공구’와 같은 존재”라며 “미국 제조업 성장을 돕고, 모든 노동자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산업용 로봇이 완전 자율 형태로 지금보다 100배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게 만들 것”이라며 “작업자가 로봇에게 시범만 보이면 로봇이 이를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가격 경쟁력의 배경으로는 높은 내재화 수준이 꼽힌다. 스탠더드 봇은 액추에이터를 포함한 주요 부품 대부분을 직접 설계하고, 최종 조립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앞으로 생산 공정을 사실상 전부 사내로 들여와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확보한 2억달러, 약 3054억2000만원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생산시설 확대에 투입된다. 스탠더드 봇은 지난해 뉴욕주 글렌코브 시설을 약 8000제곱피트에서 1만6000제곱피트로 넓혔고, 이번 시리즈C 자금으로 이를 7만제곱피트 규모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회사는 내년에 미국 신규 산업용 로봇 공급의 10%를 담당하는 수준까지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미 수노코, 록히드마틴($LMT), 아마존($AMZN),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 미 육군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산업 현장 전반에서 실제 도입 사례를 늘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 배경도 주목할 만하다. 스탠더드 봇은 미국 내에서 완전한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몇 안 되는 산업용 로봇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가 밝힌 2027년 목표는 ‘금속이 들어오면 로봇이 나가는’ 수준의 미국 내 일괄 생산 체계 구축이다. 이는 지난해 미국의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가 중국의 9분의 1에 그쳤다는 점과 맞물려, 미국 제조업 재건 흐름과도 연결된다.
비어드는 “스탠더드 봇은 미국 내 생산과 수직계열화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이번 자금 조달은 그 과정을 더 빠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스타트업 자금 유치를 넘어, ‘피지컬 AI’가 실제 제조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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