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관련 생산 장비의 공급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반기 전자부품 시장에서는 가격보다 공급 차질 가능성이 더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iM증권은 19일 보고서에서 MLCC 산업을 볼 때 3분기 성수기, 직납 가격, 장기공급계약(LTA), 공급 병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고의영 연구원은 계절적 수요가 집중되는 3분기를 앞두고 가격 인상 품목이 늘어날 수 있고, 일부 장기공급계약도 이미 체결된 만큼 MLCC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MLCC가 완성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실제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가격 자체보다 필요한 물량을 제때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거론된 위험 신호는 길어진 공급 리드타임이다. 리드타임은 제품 개발이나 주문 이후 실제 양산과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하는데, 현재는 대부분 20주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에는 일반 제품이 4주, 고사양 제품이 8주 정도였지만, 지금은 저사양 제품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길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고부가 제품만 부족한 것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공급 여유가 줄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생산에 필요한 공정 장비도 병목 요인으로 지목됐다. 고 연구원은 대만 월신 자료를 인용해 적층기 등으로 추정되는 고급 장비의 리드타임이 1.6년까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장비를 제때 들여오지 못하면 기업이 증설 계획을 세워도 실제 생산 확대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장비 병목은 2017∼2018년에도 공급 확대를 제약했던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비슷한 압박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인공지능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MLCC는 생산 확대 자체가 쉽지 않은 품목으로 꼽힌다. 일반 MLCC보다 제조 리드타임이 2∼3배 길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가 평년보다 적극적으로 증설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제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유효 생산 능력은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 10년간 생산 능력 개선 속도가 연평균 5%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생산 능력이 오히려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 서버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경우 MLCC 업계의 공급 부담을 더 키우고, 하반기 이후에는 가격과 수급 불안이 함께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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