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6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과학기술 혁신과 인공지능 대전환을 앞으로 5년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공식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6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기본계획은 여러 부처에 흩어진 연구개발과 혁신 정책의 방향을 묶는 국가 최상위 계획으로, 76개 과학기술 분야의 중장기 계획과 범부처 연구개발 투자, 평가의 기준이 된다. 이번 계획에는 과학기술혁신체계 재편, 인공지능 대전환, 기술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이라는 4대 전략 아래 12대 핵심과제와 40대 세부 과제가 담겼다.
정부는 먼저 연구개발 체계를 과학기술부총리 중심으로 정비해 국가 차원의 일관된 정책과 투자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를 위해 5년간 200조원 이상을 정부 연구개발에 안정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대학은 첨단 연구와 지역 혁신의 거점으로, 공공연구소는 국가 임무 수행의 축으로, 기업은 개방형 혁신의 주체로 역할을 나누는 방식이다. 대학에는 성과 기반 블록펀딩을 정착시키고, 정부출연연구기관에는 피비에스(PBS·연구과제 수주 실적에 따라 재원을 배분하던 제도) 폐지 이후의 임무 중심 운영체계를 마련한다. 기업에는 성장 단계에 맞춘 투자형 연구개발 지원을 도입해 기술 개발이 실제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분야는 이번 계획의 또 다른 중심축이다. 정부는 과학기술 전 분야에 인공지능 연구동료와 자율실험실을 도입하고, 피지컬 에이아이(현실 세계의 기계·로봇과 결합한 인공지능), 공공서비스 확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힘을 싣기로 했다. 동시에 초인공지능에 대비한 기술, 양자기술, 인재 양성 체계도 함께 추진한다. 인공지능 경쟁력은 소프트웨어만으로 확보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컴퓨팅, 네트워크, 데이터, 사이버보안 등 전 주기에 걸친 기반 인프라도 확충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핵심 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술사업화와 지역 성장 전략도 강화된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5년간 60조원 이상을 집중 투자하고, 연구개발 성과가 창업과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기술사업화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국민성장펀드와 과학기술혁신펀드 같은 장기성 자본을 통해 기술기업의 성장도 뒷받침한다. 반도체에서는 초고효율·저전력 기술과 클러스터 지원을 추진하고, 방위산업은 민간 기술 유입 확대, 우주산업은 민간 주도 생태계 조성에 초점을 맞춘다. 지역 차원에서는 블록펀딩형 지역 자율 연구개발을 늘리고 권역별 특화산업과 지방자치단체별 중점기술을 집중 육성해 과학기술을 국가균형성장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첨단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재생에너지, 차세대 원자력, 핵융합까지 포함한 점은 성장동력 확보와 민생 개선, 에너지 전환을 한 틀에서 다루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 있는 연구자 수를 현재 76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늘리고, 인공지능 서비스 경험률은 44.5%에서 7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고국 대비 전략기술 격차는 2.8년에서 2년 이내로 줄이고, 기술이전 규모는 20% 확대하며, 연구개발특구 총매출은 85조원에서 150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건강수명도 70세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함께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실행 계획으로 제2차 국가연구개발 중장기 투자전략도 별도로 수립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과학기술 정책이 단순한 연구 지원을 넘어 산업 경쟁력, 지역경제, 복지와 삶의 질까지 함께 겨냥하는 방향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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