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인공지능 분야에 55조원을 투입해 발사체, 위성망, 국방 인공지능을 하나로 묶는 통합 우주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3일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런 내용의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단순히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우주에서 정보를 모아 분석한 뒤 군의 판단과 작전 수행까지 연결하는 독자 체계를 만들겠다는 데 있다. 민간 우주산업과 방위산업, 인공지능 기술을 한 틀 안에서 결합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투자 항목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약 23조원을 들여 우주 발사체 분야를 키울 계획이다. 단조립장과 발사체 개발 시험시설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상업발사까지 확대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주 산업에서 발사체는 위성과 화물을 실제로 궤도에 올려놓는 핵심 수단이기 때문에, 이를 자체적으로 보유하느냐가 이른바 우주 주권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한화시스템은 약 20조원을 투자해 초저궤도 에스에이알 위성, 우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한다. 에스에이알은 합성개구레이더의 영어 약자로, 날씨나 밤낮의 영향을 덜 받고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화가 제시한 통합 우주 인프라는 고도 350킬로미터의 관측위성군, 400킬로미터 상공의 우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900킬로미터에 배치되는 저궤도 위성통신망으로 구성된다. 한화시스템은 2031년까지 에스에이알 위성 64기를 운영하고, 통신망은 위성 192기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뒤 60기 이상을 추가 발사할 계획이다.
국방 인공지능 분야 투자도 별도로 추진된다. 한화는 10조원 이상을 들여 경남 창원에 국방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우주와 지상·해상·공중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장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하는 실전형 국방 인공지능 모델인 디펜스 오에스를 개발하는데, 이 사업에만 2040년까지 약 2조원이 투입된다. 이는 현대전에서 정보 수집 속도와 분석 정확도가 전투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투자로 볼 수 있다.
한화는 이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영남권을 중심으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도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발사체, 위성, 통신, 데이터 처리, 국방 인공지능이 한 지역 산업망으로 이어지면 관련 제조업과 연구개발, 인력 양성까지 연쇄 효과가 기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정부 주도의 우주개발을 넘어 민간 중심의 우주산업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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