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랩(Rocket Lab·RKLB)이 위성통신업체 이리듐 커뮤니케이션스(Iridium Communications·IRDM)를 약 80억달러(약 10조7440억원)에 인수하는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발사체와 위성 제조에 이어 위성통신망 운영과 서비스 매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거래다.
이리듐은 6월 28일 로켓랩과 최종 합병 계약을 체결했으며, 로켓랩은 다음 날 이를 발표했다. 이리듐 주주에게는 주당 54달러(약 7만2522원)가 지급되며, 이 가운데 27달러(약 3만6261원)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로켓랩 주식으로 제공된다. 거래 기업가치는 약 80억달러로 평가됐다.
이번 거래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주주 승인과 관계 당국의 규제 심사를 거쳐 2027년 중반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리듐은 2026년 2분기 매출 2억2520만달러(약 3024억원)를 기록했다. 영업 EBITDA는 1억1910만달러(약 1600억원)였고, 서비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72%를 차지했다.
유료 가입자는 26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6% 늘었다. 이리듐의 서비스 매출은 가입자 기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로켓랩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2억3400만달러(약 3143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으며, 수주 잔액은 23억6000만달러(약 3조1695억원)로 137% 늘었다.
다만 로켓랩은 재사용 중형 발사체 ‘뉴트론(Neutron)’ 개발에도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회사는 첫 비행에 사용할 하드웨어가 2026년 4분기 발사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발사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다. 뉴트론 첫 비행 일정 지연 가능성을 다룬 본지 보도와 비교하면 이번 거래는 로켓랩의 기존 발사체 사업과 새 통신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구조다.
로켓랩이 인수하려는 핵심 자산은 이리듐의 위성통신망과 가입자 기반이다. 이리듐은 저궤도 위성망과 세계적으로 조율된 L밴드 주파수를 운영하며 해운·항공·국방·정부 분야에서 500곳 이상의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다.
이리듐의 최대 단일 고객은 미국 정부다. 미국 정부에서 발생한 매출은 2026년 2분기 서비스 매출의 17%를 차지했다.
이리듐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우주군과의 기존 이동위성서비스(EMSS) 계약이 2027년 3월까지 갱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 갱신은 이번 인수 계약과 별도로 진행되는 일정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로켓랩은 위성 시스템의 설계와 제작, 발사, 운영에 더해 위성망에서 발생하는 통신 서비스 수익까지 확보하게 된다. 외부 기업의 위성을 제작하거나 발사하는 사업에서 위성망과 최종 서비스 운영으로 범위를 넓히는 셈이다.
로켓랩의 방식은 스페이스X(SpaceX)의 스타링크 구축과 차이가 있다. 스페이스X가 위성인터넷망을 처음부터 구축했다면, 로켓랩은 이미 운영 중인 위성망과 고객 기반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리듐 주주들은 9월 24일 특별 주주총회에서 합병 계약 승인안을 표결한다. 이사회는 거래에 찬성할 것을 만장일치로 권고했다.
로켓랩은 공식 발표에서 거래 완료를 위해 이리듐 주주 승인과 경쟁·외국인투자·통신 관련 규제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거래가 성사되기 전까지 두 회사는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로켓랩은 80억달러 규모의 인수 부담과 뉴트론 개발 및 기존 사업 통합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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