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감시체계 안 갖추면 치명타… '감사 추적'이 기업 생존 가른다

AI가 대규모로 확장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과제로 '감사 추적 기능(Audit Trail)' 구축이 부상하고 있다. AI 시스템의 감시 체계를 초기 단계부터 정비하지 않으면, 오류나 규제 위반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추적하기조차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개발 및 운영하는 에어리아(Airia)의 케빈 카일리 사장은 감사 로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고의 AI 운영 체계는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핵심 요소로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스템 상에서 언제 어떤 정보가 입력됐는지를 기록하고, 그것이 외부 침입인지 사용자 실수인지, 혹은 AI의 환각 현상인지까지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들이 고객 서비스를 위한 AI 에이전트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AI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을 내렸고 왜 특정 정보를 출력했는지를 파악하는 기능은 비즈니스 신뢰성과 직결된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기업들은 파일럿 단계 AI 프로젝트를 오케스트레이션 프레임워크 없이 시작했다가 확장 기로에서 감사 체계를 부랴부랴 고려하는 실정이다.

AI 도입의 초기부터 견고한 감시 체계를 갖추기 위해 기업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데이터 기반 파악이다. 데이터독(DataDog)의 제품 담당 부사장 이리엑스 가르니에는 "AI 시스템의 신뢰성을 검증하려면, 어느 시점에 어떤 데이터가 모델 학습에 사용됐는지를 확실히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버전 관리와 모델 변경 이력 추적은 필수적인 작업으로 평가된다.

기업들은 또한 오픈소스 AI 오케스트레이션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ML플로우(MLFlow), 그라파나(Grafana), 랭체인(LangChain) 등은 기업에 더 높은 수준의 모니터링 기능과 투명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데이터독이나 아마존웹서비스(AWS)처럼 엔드투엔드 기능을 갖춘 상용 플랫폼을 활용해 전체 파이프라인을 구성하는 방식도 선택지다.

규제 대응 측면에서도 감사 추적 기능은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AWS 등은 AI 모델이 규제 환경 및 내부 가이드라인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케빈 카일리는 "AI 시스템의 결정 과정을 들여다볼 수 없는 '블랙박스' 구조로는 장기적인 신뢰를 쌓기 어렵다"며, "유연성이 없는 폐쇄형 플랫폼은 예기치 못한 사건 발생 시 개입이나 수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 설계 단계부터 감사와 개입이 가능한 유연한 구조로 AI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용 AI가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운영에 맞서면서, 감사 체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전제조건’이 됐다. 실패를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는 감시 체계 없이는, AI의 대규모 확장 역시 리스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