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인공지능(AI) 기업에 대한 정부 지분 참여와 추가 규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AI 기업 운영에 개입하기보다 기업의 자율적 책임과 기존 법률 집행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에밀 마이클(Emil Michael) 미국 국방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6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정부가 AI 기업을 국유화하거나 일부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 발언은 CNBC가 보도했다.
마이클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며 “국유화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AI 기업의 경영과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방식에 부정적인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그는 AI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확대에도 반대했다. 유럽처럼 제품 출시 전에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보다 기업이 안전성과 적합성을 갖춘 제품을 개발한 뒤 기존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클은 규제를 둘러싼 논쟁을 두 접근법의 충돌로 표현했다. 그는 “유럽처럼 사전 규제를 하려는 사람들과, 기업이 안전하고 목적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뒤 책임을 지도록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허깅페이스 관련 AI 해킹 사례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어떤 규제가 그런 일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해 규제 확대가 해킹 방지로 곧바로 이어지는 데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동시에 소수의 AI 기업 최고경영자에게 모든 판단을 맡기는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자율을 강조하면서도 AI 산업의 의사결정이 일부 경영진에게만 집중되는 상황에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마이클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관련 법률을 포함해 이미 집행할 법률이 충분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법률이 모두 집행되도록 할 것”이라며 기존 법 체계의 적용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AI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업계와 정치권의 요구를 비판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AI와 데이터센터의 빠른 성장을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은 6월 행정명령에서 과도한 규제가 AI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과 협력해 AI 혁신과 보안을 추진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트럼프 행정부가 민간 부문의 자율 대응과 기존 법 집행을 강조해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마이클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행정부 관계자들이 제기해 온 AI 규제 반대 논리에도 동의했다. 그는 AI 위험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두고 일부 기존 기업에 이익을 주기 위해 사람들을 겁주는 조직적인 캠페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I 개발자들이 문제를 파악할 때까지 일부 기술 개발을 자발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의 강제 규제보다 기업이 위험을 평가한 뒤 자체적으로 개발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행정부가 민간 기업 지분을 확보한 사례와 AI 기업에 대한 입장은 구분됐다. 행정부는 인텔($INTC) 지분 10%와 US스틸에 대한 '황금주'를 확보했지만, 마이클은 AI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분 참여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인텔 지분과 US스틸 황금주는 정부가 특정 민간 기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사례다. 반면 마이클은 AI 산업에서는 정부가 소유나 경영에 관여하기보다 법 집행과 기업 책임을 통해 안전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업계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CEO는 빠르게 발전하는 AI 모델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AP통신은 아모데이를 비롯한 주요 AI 업계 인사들의 속도 조절 요구를 전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새로운 규제안이나 즉각적인 정책 변화가 발표된 것은 아니다. AI 기업의 정부 지분 참여와 규제 확대를 둘러싼 논쟁은 기업의 자율적 안전 조치와 기존 법률 집행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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