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AI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지원하는 350억달러(약 47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 플랫폼이 출범했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블랙스톤이 브로드컴과 함께 구글의 TPU를 활용한 인프라 금융에 나선 구조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는 6월 9일 블랙스톤 및 글로벌 은행들과 함께 브로드컴(Broadcom)의 AI XPV 플랫폼을 위한 초기 350억달러 자금 조달을 주도한다고 밝혔다. 브로드컴도 같은 날 플랫폼이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 등 주요 AI 기업의 컴퓨팅 수요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고 발표했다.
AI XPV 플랫폼은 2028년까지 20GW 이상의 컴퓨팅 용량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브로드컴은 초기 자금이 앤트로픽이 2026년 중반부터 확보할 예정인 1GW 이상의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고 밝혔다.
금융 구조의 핵심은 특수목적기구(SPV)다. SPV가 알파벳(Alphabet)의 구글 TPU를 매입한 뒤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앤트로픽은 반도체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연산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TPU는 구글이 AI 연산을 위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다. 이번 구조에서는 반도체 장비 자체와 임대계약이 금융의 기반 자산으로 활용되며, 장비 구매 비용을 여러 부채 투자자에게 나눠 조달하는 형태가 된다.
거래는 공식 발표에 앞서 부채 조달 논의로 시작됐다. 블룸버그는 5월 28일 아폴로와 블랙스톤이 구글의 맞춤형 TPU를 매입해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금융을 추진하고 있으며, 초기 단계에서 약 360억달러(약 48조9600억원) 규모의 부채 조달이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이후 공식적으로 발표된 초기 금융 규모는 350억달러로 정리됐다. 220억달러(약 29조9200억원) 규모의 별도 은행 대출이 확정됐다는 내용과 은행별 인수 규모, 세부 부채 트랜치 구성은 아폴로와 브로드컴의 공식 발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블랙스톤과 글로벌 은행들은 위험도에 따라 나뉜 부채 트랜치에 참여하는 구조로 거론됐다. 블룸버그는 브로드컴이 거래의 주요 부채 구간에 대한 지급을 뒷받침한다고 보도했지만, 각 금융기관의 구체적인 부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관 자금이 AI 반도체 금융에 참여하는 배경에는 컴퓨팅 인프라의 높은 초기 투자비가 있다. 통상 AI 기업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 외에도 임대, 프로젝트 금융, 대출을 조합해 연산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거래에서 자금 제공자는 반도체와 임대계약을 회수 기반으로 삼는다. 앤트로픽은 초기 장비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임대료와 장기 컴퓨팅 수요를 계속 감당해야 한다.
위험도 남아 있다. 앤트로픽이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하면 SPV가 보유한 TPU를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해야 한다. 특정 세대의 AI 반도체 수요와 중고 가치가 빠르게 변하면 담보 가치가 부채 잔액을 밑돌 수 있다.
실제 상환 조건과 담보 처분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반도체 가격과 수요가 금융 계약 기간에 어떻게 변할지에 따라 대주단의 회수 가능성과 앤트로픽의 비용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구조는 AI 인프라 장비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보도된 GPU 담보 대출 사례와도 닿아 있다. AI 인프라 장비를 담보로 대출을 조달한 사례는 장비 가치와 운영 수익, 대출 조건이 회수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두 거래는 자금 규모와 계약 구조, 담보 자산이 다르다. 이번 거래는 구글 TPU를 SPV가 매입해 앤트로픽에 임대하는 방식이며, 350억달러 금융의 세부 조건과 실제 자금 집행 내역은 추가 공개가 필요하다.
현재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폴로와 블랙스톤이 브로드컴과 함께 35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출범시켰다는 점이다. 플랫폼은 앤트로픽의 1GW 이상 컴퓨팅 인프라 확장을 지원하고, 2028년까지 20GW 이상의 컴퓨팅 용량을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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