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거래의 비금융 데이터 일부를 제한하려던 BIP-110 활성화 시도가 공식 종료됐다. 채굴자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분기 체인의 채굴이 정체되면서 별도 규칙을 강제하려던 시도도 멈췄다.
BIP-110 공식 문서는 8월 9일 변경 이력에서 상태를 ‘종료(Closed)’로 바꿨다. 종료 사유로는 채굴이 정체된 체인 분리를 제시했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네트워크에서 포크가 완료됐다가 중단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BIP-110 규칙을 채택한 일부 참여자가 별도 체인을 만들려 했지만 이를 유지할 채굴력을 확보하지 못한 사건에 가깝다.
BIP-110의 정식 명칭은 ‘데이터 축소 임시 소프트포크(Reduced Data Temporary Softfork)’다. 비트코인 거래에 포함되는 오디널스류 인스크립션과 대형 OP_RETURN 적재물 등 비금융 데이터 일부를 약 1년 동안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제안서에는 채굴자 신호 55%를 활성화 기준으로 설정했다. 블록 높이 96만1632부터 96만3647까지 강제 신호 구간을 두고 96만5664에서 새 규칙을 활성화하도록 설계했다.
강제 신호 구간에서는 BIP-110을 지지하지 않는 블록을 무효로 처리한다. 충분한 채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규칙을 강제하면 기존 비트코인 체인과 분리된 소수 체인이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다.
채굴자 지지는 활성화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7월 12일 BIP-110 신호 비율이 1% 미만이었으며 당시 측정 구간에서는 0%였다고 전했다.
본지는 앞서 BIP-110 신호 지지율이 최고 2.53%에 그치면서 강제 체인이 블록 높이 96만1633에서 정체됐다고 보도했다. 공식 문서의 종료 처리는 이 같은 활성화 실패를 제안 상태에 반영한 조치다.
논쟁의 핵심은 비트코인 블록 공간을 어디까지 데이터 저장에 허용할 것인가였다. 지지 측은 결제와 무관한 대용량 데이터가 노드 운영 부담을 높일 수 있다며 합의 규칙을 통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봤다.
반대 측은 현재 규칙에서 유효한 거래를 새 합의 규칙으로 배제하면 검열의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맞섰다. 노드 운영자가 각자 선택한 규칙을 따를 권리와 네트워크 전체가 동일한 거래 유효성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도 충돌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스트레티지(Strategy) 창업자는 BIP-110이 스팸 논쟁을 합의 변경 문제로 키운다는 취지로 반대했다. 애덤 백(Adam Back) 블록스트림(Blockstream) 공동창업자도 비트코인이 해당 변화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전 리플(Ripple) 최고기술책임자도 비트코인 노츠(Bitcoin Knots)의 대응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투데이(U.Today)는 슈워츠가 비트코인 노츠의 경고가 기술적 맥락을 오도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반응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번 종료는 비트코인 노츠의 ‘공격’ 주장으로 다시 불붙은 BIP-110 논쟁의 후속 전개다. 당시 쟁점도 비트코인 메인 체인의 장애 여부보다 어떤 노드가 어떤 블록을 유효하다고 판단할 것인지에 맞춰졌다.
비트코인 개선안은 제안서나 코드만으로 네트워크 규칙이 되지 않는다. 채굴자와 노드 운영자, 이용자, 거래소가 같은 규칙을 받아들여야 실제 변화로 이어지며, BIP-110은 55%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채 공식 종료 상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