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과 클리어풀(Clearpool), 시카다 파트너스(Cicada Partners)가 XRP 레저(XRP Ledger·XRPL)에서 리플달러(RLUSD)를 기관 대출 자산으로 쓰는 신용 시장 구조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핵심 표준은 아직 승인 전 단계여서 실제 메인넷 가동까지는 추가 절차가 남아 있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세 회사가 RLUSD를 기반으로 핀테크·결제·크립토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를 겨냥한 기관 대출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플 공식 채널도 클리어풀과 시카다 파트너스가 기관 대출 모델을 개발·시험 중이며, 시카다가 신용 발굴과 관리를 맡고 리플은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구조상 클리어풀은 대출 인프라를 담당하고, 시카다 파트너스는 차주 발굴과 신용 관리를 맡는다. 리플은 RLUSD 생태계와 XRPL 인프라를 바탕으로 자본 참여자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XRPL을 결제망에서 신용 실행 인프라로 넓히려는 시도다. 일반적인 탈중앙화금융(DeFi) 대출이 담보와 자동 청산에 의존해 왔다면, 이 구조는 오프체인 신용심사와 온체인 대출 실행을 결합한다.
기관 대출에서는 차주의 신용도, 상환 능력, 사업 현금흐름을 따지는 심사 과정이 중요하다. 합의된 대출 조건과 상환, 회계 처리를 XRPL에서 실행하면 신용평가와 온체인 정산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다만 서비스가 이미 메인넷에서 가동 중인 것은 아니다. XRP 레저 표준 문서에서 XLS-66 ‘Lending Protocol’은 ‘Draft’ 상태이며, XRPL known amendments 페이지의 ‘LendingProtocolV1_1’은 ‘In Development’로 표시된다.
XLS-65 ‘Single Asset Tokenized Vault’도 ‘Draft’ 상태다. 여러 예치자의 자산을 모아 다른 프로토콜에 제공하는 금고 구조를 제안하는 표준이지만, known amendments 페이지의 ‘SingleAssetVault’ 항목은 ‘Loading’ 상태로 표시된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은 ‘출시’보다 ‘개발·시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본지는 앞서 클리어풀이 XRP 레저에서 XLS-65와 XLS-66을 활용한 네이티브 대출 프로토콜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메인넷 적용에는 검증인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RLUSD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리플 공식 자료는 RLUSD가 XRP 레저와 이더리움(ETH)에서 네이티브 발행되며,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 뒷받침되고 1대1 상환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리플 투명성 페이지에 따르면 2026년 8월 6일 기준 RLUSD 유통량은 15억8960만 달러(약 2조2175억원), 준비금은 17억260만 달러(약 2조3751억원)다. 준비금이 유통량을 웃도는 구조다.
클리어풀의 기존 대출 실행 규모도 이번 구상의 배경이다. 클리어풀 대출 페이지는 총 대출 실행액을 9억5490만7909달러(약 1조3323억원)로 표시하고 있으며, 같은 페이지의 X-POOL Return Strategy는 RLUSD를 수용 자산 중 하나로 적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기관 활용처는 결제와 정산을 넘어 대출, 담보, 토큰화 자산 운용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RLUSD가 기관 대출의 현금성 자산으로 쓰이면 단순 발행량보다 실제 대출 실행과 상환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지가 중요해진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XRP 가격 전망보다 XRPL의 실제 사용처 확대 여부가 관전 지점이다. 이번 자료에서 대출 자산으로 제시된 것은 RLUSD이며, XRP는 XRPL의 네이티브 자산이라는 점 외에 대출 자산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기관 신용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그러나 대출 조건, 펀드 규모, 리플의 투자액, 실제 메인넷 가동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단계는 RLUSD를 신용 자산으로 쓰는 XRPL 기반 대출 구조의 개발과 시험이다. 메인넷 전환은 XLS-65와 XLS-66 관련 표준과 개정안 절차가 진전된 뒤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