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 인프라를 공개하고 라오스·싱가포르와의 연계 확대에 나섰다. 개인 결제를 넘어 무역 결제와 공급망 금융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는 움직임이다.
중국 디지털 위안화 국제운영센터는 17일 제23회 중국·아세안 엑스포에서 ‘디지털 위안화 국경 간 인프라’와 ‘개방형 생태계’를 전시했다. 관련 내용은 PANews가 전했다.
전시에서는 국경 간 결제 플랫폼 CBETS와 다자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플랫폼 mBridge의 기능과 거버넌스 체계, 적용 사례가 소개됐다. 디지털 위안화가 국내 소매 결제를 넘어 국가 간 금융 인프라로 확장되는 구조를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CBETS는 디지털 위안화를 기반으로 상업은행과 결제기관을 연결하는 국경 간 결제 플랫폼이다. 앞서 디지털 위안화 기반 국경 간 무역 플랫폼이 상용화된 사례와 같은 흐름에서 결제와 무역 금융을 하나의 서비스 구조로 묶는 역할을 한다.
중국 측은 CBETS와 라오스 결제망 LAPNet의 바코드 결제 시스템이 상호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양국 이용자는 결제망 간 연계를 통해 국경을 넘는 바코드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중국은 싱가포르와 디지털 위안화 국경 간 결제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사업의 구체적인 일정과 거래 규모는 이번 전시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스마트계약을 활용한 선불자금 관리와 공급망 금융 사례도 공개됐다. 스마트계약은 사전에 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자금 이동이나 거래 절차를 자동으로 실행하는 기술이다.
국경 간 무역 결제에서는 주문 정보와 지급 지시, 무역 서류, 자금 정산을 여러 기관이 나눠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CBETS는 이런 절차를 결제기관과 상업은행의 시스템에 연결해 결제와 금융 서비스를 함께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mBridge는 여러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교환·결제하는 프로젝트다. 국제결제은행(BIS)은 mBridge가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 국경 간 지급과 외환 거래를 지원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암호 기술, 블록체인, 인공지능, 분산형 다중활성 기술 등 기반 기술도 다뤄졌다. 분산형 다중활성 구조는 여러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하도록 해 일부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해도 서비스가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교통은행, 중국남방전력망, 화웨이, 앤트디지털 등 12개 기관은 국경 간 디지털 위안화 생태계 구축에 참여했다. 적용 분야로는 무역 결제, 전자상거래 결제, 전력 결제, 산업망 금융 등이 제시됐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화폐로, 민간 암호화폐와는 발행 주체와 관리 구조가 다르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CBETS와 mBridge는 블록체인과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국경 간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업계의 결제·금융 인프라 논의와 맞닿아 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위안화의 해외 결제 확대가 원화 기반 디지털 결제망과 무역 금융 인프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를 잇는 결제망이 확대되면 국내 기업의 중국·동남아 거래에서 결제 방식과 금융기관의 역할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공개는 새로운 정책 시행이나 전면적인 상용화 일정 발표가 아니라 관련 기술과 적용 사례를 소개한 행사다. 라오스와의 바코드 결제 연계는 공개됐지만 싱가포르 시범사업의 일정과 거래 규모는 제시되지 않았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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