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1만 달러를 넘나드는 구간에서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XRP 현물 ETF 상장이 가시화되며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의 ‘버블 경고’가 더해져, 투자자들은 거시적 경계심과 개별 호재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10월 30일, 캐너리캐피털(Canary Capital)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XRP ETF 신청서에서 ‘연기 수정안’을 철회하면서 사실상 현물 ETF 상장을 위한 20일 처리 기한이 개시됐다. 이에 따르면 오는 11월 13일이 첫 XRP 현물 ETF 승인 가능일이 된다. 나스닥이 거래를 허가하면, 캐너리는 미국 최초의 직접 XRP 기반 ETF를 출시하게 된다.

기존의 REX 오스프리 XRPR 펀드는 1940년 법에 따른 신탁형 구조였던 데 비해, 이번 ETF는 XRP로 완전히 뒷받침되는 구조로 설계돼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ETF 전문가 네이트 제라시는 “비트와이즈 솔라나 ETF의 성공과 유사한 흐름이 기대된다”며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XRP는 2.50달러(약 3,375원)로 전일 대비 3% 상승 중이며, 중요한 저항선인 2.73달러 돌파 시 3달러대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금융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한 또 하나의 변수는 마이클 버리의 등장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그는 2년 만에 침묵을 깨고 SNS에 “가끔은 버블을 볼 수 있다. 어떤 경우엔 게임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유일한 승리다”라는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주, 암호화폐 전반의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5조 달러(약 6,750조 원)를 넘겼고, 비트코인 등 레버리지 포지션도 확대됐다.

버리의 발언 직후 시장은 미세하게 흔들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의 선물 오픈이 관심이 줄고 펀딩비는 하락했으며, 일부 트레이더는 풋옵션을 다시 매수하기 시작했다. 이는 직접적인 하락은 아니지만, 투자 심리에 명확한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은 현재 10만8,000~11만 달러 구간에서 거래 중이다. 최근 하루 사이에 약 3억 300만 달러(약 4,139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으며, 이 중 2억 6,200만 달러(약 3,574억 원)가 롱 포지션이었다. 이는 숏보다 약 6배 많은 수치로, 여전히 투자자들이 매수 쪽에 기울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적으로는 11만1,200달러를 돌파할 경우 11만4,000달러, 이후엔 11만7,500달러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까지 비트코인이 11만 달러를 유지하면, 이는 5개월 연속 상승 마감이자 2019년 이후 가장 강한 반감기 직전 랠리 기록이 된다. 실제로 과거에도 10월을 양봉으로 마친 해에는 11월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한편 스트레티지(Strategy)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당순이익(EPS) 8.42달러, 매출 1억 2,870만 달러(약 1,743억 원)를 기록했으며, 현재 총 보유 비트코인은 64만 808개로 평가금액은 약 474억 4,000만 달러(약 6조 4,047억 원)에 달한다. 마이클 세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연말 비트코인 목표가를 15만 달러로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혼조세 속에서도 XRP, 솔라나(SOL), 비트코인 등이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시장은 오는 11월 13일 캐너리의 XRP ETF 승인 여부에 따라 다시 한 번 방향성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TF가 승인될 경우 알트코인 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