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기술 분석가 피터 브란트(Peter Brandt)가 비트코인(BTC) 선물에 ‘숏 포지션’을 취했다. 장기 보유자로 알려진 그가 단기적으로는 하락에 베팅한 배경에는 주요 차트 패턴 붕괴와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변화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브란트는 최근 비트코인 일간 차트에서 ‘확장형 패턴’(broadening formation), 일명 ‘메가폰’ 패턴을 포착했다. 해당 패턴은 다섯 번의 뚜렷한 가격 스윙을 동반하며, 최근 고점은 약 12만 6,000달러(약 1억 6,884만 원) 수준에서 형성됐다. 이후 비트코인은 10만 6,000~11만 6,000달러(약 1억 4,184만~1억 5,476만 원) 사이의 박스권을 유지하다가 하단을 이탈했다. 현재 가격은 약 10만 9,500달러(약 1억 4,652만 원) 수준으로, 지난 일주일간 2% 가까이 하락했다.

그는 이번 박스권 붕괴가 단기 하락 가능성을 키운다고 분석하며, 하락 타깃으로 9만 7,000달러(약 1억 2,978만 원)와 8만 4,721달러(약 1억 1,206만 원)를 제시했다. 특히 비트코인의 장기 추세선 상단에서 반복된 저항이 또 한 번 형성됐으며, 과거 이 선에서의 거절은 최대 84%까지 하락한 전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패턴대로 움직일 경우 최대 73% 하락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유동성을 분석한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현재 주요 매도 주문과 스탑로스 물량이 11만 3,000~11만 6,000달러(약 1억 5,161만~1억 5,476만 원) 구간에 몰려 있다. 이는 가격이 급반등할 경우 숏 포지션 청산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단기 급등을 유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반대로 그 아래 구간에는 매수 대기 주문이 적어 하방 지지력은 약한 상황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을 짓누른 또 하나의 변수는 연준의 금리 인하다. 제롬 파월 의장의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한때 10만 8,000달러(약 1억 4,508만 원) 아래로 하락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금리 인하를 둘러싼 ‘소문에 사고 결과에 판다’는 전형적인 투자 심리의 반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체인 지표는 단기 하락과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거래소 내 비트코인 보유량은 감소 추세에 있으며,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 대형 이체도 두 달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 투자자들의 매집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당분간 비트코인은 기술적 지표와 정책 뉴스 사이에서 혼조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브란트의 숏 포지션은 단기 약세를 뒷받침하지만, 유동성과 구조적 수요 사이의 힘겨루기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지을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