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수사국(FBI) 본부에서 근무하던 고위 요원이 암호화폐를 빼돌린 혐의로 체포됐다. 내부 시스템에서 ‘비밀 키’를 확보해 약 100만 달러(약 14억2,410만 원)를 탈취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 법원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패트릭 스티븐 야모크(Patrick Steven Yarmoch)는 8월 1일 버지니아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된 사건에서 자신이 수사 대상이었던 외국인 계정과 연동된 암호화폐를 여러 차례 이체해 개인적으로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동료들에게 스스로 출두해 관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 기밀’ 접근권 가진 요원, 내부 시스템 악용
야모크는 ‘최고 기밀(top secret)’ 보안 인가를 보유한 방첩 담당 요원으로, 특정 적대 국가를 추적하는 수사 유닛에서 근무해 왔다. 워싱턴 FBI 본부에서 감독 특수요원으로 일했으며, 과거에는 보스턴에서 국가안보 수사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는 내부 접근 권한을 이용해 암호화폐 키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최대 12차례에 걸쳐 자금 이체를 진행했다. 사건이 불거진 뒤 그는 며칠간 정직 처분을 받은 후 7월 31일 해임과 동시에 체포됐다.
크라켄·수이(SUI) 디파이까지 활용…자금 추적 회피 시도
디지털 자산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야모크는 글로벌 거래소 크라켄과 함께 수이(SUI) 블록체인 기반 디파이 서비스 ‘수이렌드(Suilend)’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슬러시(Slush)’ 지갑을 활용해 자금 흐름을 분산시키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수사당국은 그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자금 세탁 및 해외 도피를 염두에 둔 검색 기록도 확인했다. 그는 AI 앱에 “약 100만 달러를 가지고 미국을 떠나 EU 국가에서 시민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남겼고, 해당 앱은 포르투갈을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 이주 계획 정황…무단 해외여행도 적발
실제로 야모크는 가족과 함께 다음 달 포르투갈로 이동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독일, 포르투갈, 그레나다 등을 방문한 사실을 내부에 보고하지 않아 FBI 규정을 위반한 점도 드러났다.
현재 그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구금 상태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와 보안 시스템 접근 권한이 결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내부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사당국은 추가 공범 여부와 자금 흐름을 계속 추적 중이다. 동시에 정부기관 내부 통제와 디지털 자산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