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009150)가 507억 필리핀페소를 들여 필리핀에 자동차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시설을 세운다. 신공장은 2027년 7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한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2025년 11월 2일 삼성전기 필리핀 법인이 라구나주 칼람바에 공장을 건설해 3500명 이상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필리핀의 기업회복 및 세제혜택 확대법(CREATE MORE Act)에 따라 대통령 인센티브를 승인받은 첫 사례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내보내 회로 전류를 안정화하는 부품이다. 스마트폰과 PC, 자동차 전장 부품, 서버 장비 등에 쓰인다. 삼성전기 필리핀 법인은 칼람바 프리미어 인터내셔널 파크에서 MLCC와 탄탈 콘덴서, 인덕터, 칩 저항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와 별도로 2026년 6월 30일 4539억9480만원 규모의 MLCC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계약 상대방은 ‘대형 글로벌 기업’으로만 공개됐으며 세부 내용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계약 종료일까지 유보됐다.
필리핀 증설과 공급계약이 직접 연결됐다고 공시된 것은 아니다. 삼성전기는 계약금액이 2025년 연결 매출의 4.0%에 해당하며 금액과 기간은 운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2026년 1분기 매출 3조2091억1300만원과 영업이익 2805억73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7.2%, 영업이익은 39.9% 증가했다. 회사는 AI 서버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MLCC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MLCC 공급 부족과 AI 부품 수요가 삼성전기 주가 재료로 거론된 가운데, 필리핀 공장은 자동차용 제품 생산시설로 추진된다. 이번 투자와 AI 서버용 MLCC 공급의 직접적인 연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나증권은 2026년 7월 1일 분석에서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경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MLCC와 FCBGA 공급 부족이 AI 데이터센터 중심 수요로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초소형·고용량 제품은 기술 장벽이 높아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필리핀 정부가 제시한 신공장 상업가동 목표는 2027년 7월이다. 삼성전기의 대형 글로벌 기업 대상 MLCC 공급계약도 2027년 12월 3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