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개선안 BIP-110이 채굴자 지지율 2.53%에 그치며 소수 체인으로 갈라진 가운데, 논쟁의 초점이 BIP 편집자의 권한과 해임 절차로 옮겨가고 있다. 블록 공간 사용을 둘러싼 기술적 충돌이 비트코인 개발 절차의 정당성 문제로 확산한 모습이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마크 에르하르트(Mark Erhardt) BIP 편집자가 BIP-110 논란 이후 루크 대시주니어(Luke Dashjr) BIP 편집자의 권한 박탈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에르하르트가 공개한 글에서는 권한 박탈을 직접 요구한 문구가 확인되지 않았다.
에르하르트가 공개적으로 제기한 문제는 BIP-110의 체인 분기 위험이다. 그는 7월 6일 강제 신호 구간이 시작되면 BIP-110 노드가 지지 신호를 담지 않은 첫 블록을 거부해 저속 소수 체인에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P-110은 다톤 옴(Dathon Ohm)이 작성한 ‘데이터 축소 임시 소프트포크(Reduced Data Temporary Softfork·RDTS)’다. 공식 BIP 문서는 거래 내 일부 데이터 필드 크기를 1년 동안 제한해 오디널스, 대형 OP_RETURN, 탭루트 증인 데이터 등 비금융 데이터 사용을 줄이는 제안으로 설명한다.
실행 조건은 2016개 블록 가운데 1109개인 55%의 채굴자 신호다. 강제 신호 구간은 96만1632번째 블록부터 96만3647번째 블록까지며, 규칙 확정 지점은 96만3648번째 블록, 활성화 지점은 96만5664번째 블록이다.
채굴자 지지는 활성화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7월 27일 집계된 신호율은 2.64%였고 앤트풀(Antpool), 비아BTC(ViaBTC), F2풀(F2Pool) 등 주요 채굴풀은 지지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강제 신호 구간 진입 직전 집계에서는 2016개 블록 가운데 51개만 신호를 보내 지지율이 2.53%에 머물렀다. BIP-110의 강제 신호 구간은 9일 오전 4시35분 한국시간에 시작됐으며, BIP-110 노드는 지지 신호가 없는 블록을 거부했다.
이후 BIP-110 체인은 비트코인 본체인에서 갈라져 소수 체인을 형성했다. BIT는 해당 체인에서 8시간 동안 2개 블록만 채굴된 뒤 블록 생성이 사실상 멈췄다고 전했다. 분기 체인이 본체인보다 18개 블록 뒤처진 상황도 확인됐다.
논쟁이 개발 거버넌스로 번진 배경에는 BIP 편집자의 역할이 있다. BIP 3 문서는 현재 편집자로 브라이언 비숍(Bryan Bishop), 존 애택(Jon Atack), 루크 대시주니어, 마크 에르하르트, 올라올루와 오순토쿤(Olaoluwa Osuntokun), 루벤 솜센(Ruben Somsen)을 명시하고 있다.
BIP 편집자는 제안의 기술적 타당성이나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 제안에 번호를 부여하고 형식을 검토한 뒤 문서를 병합하는 행정·편집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논쟁적인 제안에 번호가 부여되면 이를 사실상의 승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권한과 책임의 경계가 쟁점이 됐다.
편집자 해임 절차도 명확하지 않다. 2024년 비트코인 개발 메일링리스트에서 아바 차우(Ava Chow)는 편집자를 제거하는 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고, 루크 대시주니어는 적절한 절차를 우회하려는 시도에 반발했다.
BIP-110 지지 측은 비트코인 블록 공간을 화폐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수수료를 정상적으로 지불한 거래까지 제한할 수 있고, 리플레이 보호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인 분기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맞선다.
마이클 세일러와 애덤 백(Adam Back) 블록스트림(Blockstream)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 사용을 둘러싼 갈등을 합의 규칙 변경으로 확대하는 데 반대했다. 채굴자 지지가 55% 기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BIP-110 체인이 규칙을 확정하려면 96만3648번째 블록에 도달해야 하며, 제한 규칙의 예정 활성화 지점은 96만5664번째 블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