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이 2%를 웃돌며 주식과 위험자산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됐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수익률이 높은 구간에 머물면 주식과 성장자산의 밸류에이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인포맥스는 제프리스(Jefferies)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10년물 TIPS가 증시에 닥칠 어려움을 가리키고 있다고 전했다. 데시 페라무네틸레케(Desh Peramunetilleke) 제프리스 퀀트 전략 총괄은 “투자자들은 통상 경제와 시장 상황을 읽기 위해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를 주시하지만 현재로선 10년물 TIPS가 더 나은 지표”라고 말했다.
TIPS는 원금이 미국 도시 소비자 대상 소비자물가지수(CPI-U)에 따라 조정되는 채권이다. TIPS 수익률은 투자자가 물가상승률을 넘어서 얻는 실질 수익률로 해석된다.
제프리스는 보고서에서 현재 10년 만기 TIPS 수익률이 2.36%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질금리가 2%를 웃도는 구간이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밸류에이션 부담도 함께 거론된다.
페라무네틸레케는 지난 30년간의 TIP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TIPS 수익률이 2%를 넘어 70분위수를 웃돌 때 글로벌 주식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7년 이후 TIPS가 70~100분위수에 있을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월평균 수익률이 0.2%에 그쳤고, 같은 기간 일본 증시는 월평균 0.5% 손실을 냈다고 설명했다.
실질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물가를 감안하고도 더 높은 채권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이때 미래 이익 기대에 크게 의존하는 성장주나 현금흐름 평가가 어려운 자산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는 단순한 미국 채권시장 변수가 아니다. 달러 자산의 실질 수익률이 높아지면 주식, 성장주, 비트코인(BTC)처럼 미래 기대와 유동성에 민감한 자산의 상대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실질금리 추이를 BTC 시장의 거시 변수로 함께 봐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에도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BTC에 우호적이라는 기존 거시 논리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제프리스는 TIPS 수익률이 당분간 쉽게 낮아지지 않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페라무네틸레케는 보고서에서 “재정 위험이 기간 프리미엄을 밀어 올리고 인공지능(AI) 관련 차입이 장기 자금 조달 비용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2.5%에 가까운 실질 수익률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장기 채권을 보유할 때 요구하는 추가 보상이다. 재정 적자 확대, 장기 국채 발행 부담,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커지면 장기금리에는 정책금리 기대와 별도로 기간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서 7월 재정 적자는 4323억 달러(약 613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적자다.
재정 적자가 커지면 시장은 국채 발행 확대 가능성과 장기금리 부담을 함께 따진다. 미국 10년물 국채 입찰 낙찰 수익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흐름도 장기금리 경계가 이어지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제프리스는 AI 투자 확대도 장기 자금 조달 비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봤다. 페라무네틸레케는 2026년 전 세계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2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케빈 워시(Kevin Warsh) 연준 의장 체제에서는 당국 개입을 자제하는 접근이 예상돼 기간 프리미엄이 낮아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분석은 실질금리와 주식 수익률의 과거 관계를 근거로 한 시장 해석이다. 특정 자산의 가격 방향을 단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비트코인과 국내 위험자산에 미칠 영향은 향후 TIPS 수익률, 미국 재정 지표, AI 투자 관련 자금 조달 흐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현재 시장은 명목금리뿐 아니라 물가를 제외한 실질 수익률이 얼마나 높은 수준에 머무는지를 함께 보는 구간에 들어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