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5조4천억원 늘며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6월 7조6천억원보다 증가 폭은 줄어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전월보다 속도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은 14일 ‘2026년 7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7월 은행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5조4천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3월 5천억원, 4월 2조1천억원, 5월 6조9천억원, 6월 7조6천억원으로 커진 뒤 7월에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은 3조4천억원 늘었다. 4~5월 수도권 주택 거래량 증가 영향이 이어졌지만 전세 거래 감소세와 기존 분양 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 둔화가 증가 폭을 낮췄다.
기타대출은 2조원 증가했다. 개인의 주식투자 둔화로 6월 3조3천억원보다 증가 폭은 줄었지만 예년에 비해 높은 증가세는 이어졌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은행이 개인에게 내준 대출을 포괄한다. 주택 거래와 입주 자금 수요가 커지면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개인 투자나 생활자금 수요가 확대되면 기타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흐름은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조정과도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높였다.
본지는 앞서 총량 목표 상향에도 일반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곧바로 낮아지기는 어렵다고 보도했다. 대출 여력이 늘어도 중도금, 이주비, 잔금대출 등 실수요 집단대출에 먼저 배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총량관리 증가율 목표 상향의 영향에 대해 “실제 가계대출 흐름은 대출 태도와 주택시장 상황 등 여러 요인으로 결정되는 만큼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총량 목표 조정이 곧바로 은행권 대출 확대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총량 관리는 금융회사별 대출 증가 폭을 일정 수준 안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목표가 올라가면 금융권 전체 취급 여력은 커지지만, 상품별 한도와 영업점별 취급 기준이 같은 속도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은행 수신은 7월 30조원 감소로 돌아섰다. 6월에는 28조8천억원 늘었지만 수시입출식예금이 80조8천억원 줄며 흐름이 바뀌었다.
수시입출식예금 감소에는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들어왔던 자금의 재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 계절적 요인이 겹쳤다. 수시입출식예금 감소 폭은 집계 이후 가장 컸다.
정기예금은 42조3천억원 늘어 6월 14조2천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은행의 대출 재원 마련과 규제 비율 관리 필요성, 일부 대기업의 여유자금 예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42조8천억원 줄었다. 순자산총액 기준 잔액은 감소했지만 주식형펀드와 파생형펀드에는 각각 11조4천억원, 8조4천억원의 신규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기업대출은 7조7천억원 증가해 6월 5조1천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3조8천억원, 중소기업대출은 3조9천억원 늘었다.
회사채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1조9천억원 순상환됐다. 회사채 순상환은 8개월 연속 이어졌고, 기업어음과 단기사채는 분기 말 일시상환분 재발행으로 4조원 순발행 전환했다.
가계대출 증가는 국내 신용 여건과 부동산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7월 수치만으로 가상자산 시장이나 위험자산 수급에 미칠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은행권 대출 태도와 주택시장 흐름,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운용 방식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