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0년물 민평 금리가 13일 4.685%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다시 넘어섰다. 최근 4개월 상승폭만 110bp를 넘어서면서 초장기채의 대표 수요자인 보험사의 매수 여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연합인포맥스는 14일 채권시장 자료를 토대로 전 거래일 국고채 30년물 민평 금리가 4.685%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국고 30년물은 가격 기준으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놓였지만, 뚜렷한 매수 주체가 확인되지 않는 흐름이다.
초장기채는 만기가 긴 만큼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장기 채권을 대규모로 보유한 기관에는 평가손실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시장 시선은 보험사로 향했다. 보험사는 만기가 긴 부채 구조 때문에 초장기채의 대표적인 최종 수요자로 꼽힌다. 다만 금리 상승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매수 유인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고 자본 건전성 지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핵심은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이다. 금융위원회는 1월 13일 자료에서 K-ICS 비율을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설명했다.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K-ICS 체계에서는 금리와 손해율 등 기초 가정 변화가 보험사의 지급여력과 재무구조에 반영된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빠르게 짧아질 수 있다. 이 경우 보험사는 초장기채를 더 사야 할 필요가 줄어든다. 금리 상승폭이 커지면 보유 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순자산이 줄어 킥스 비율 하락 압력이 생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면 보험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더 빨리 짧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초장기를 팔아야 할 수도 있다”며 “만약 킥스 비율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면 매도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이 단순한 매수 기회가 아니라 재무 건전성 변수로 번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보험업권 관계자도 “그 동안 보험사들이 워낙 장기채를 많이 매수해둔 만큼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 대비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그 경우 금리 상승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고 보험사 입장에서 타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대 시각도 있다. 자금 여력이 있는 보험사에는 현재 금리 수준이 매수 기회로 평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면서 부채 듀레이션과 자산 듀레이션 갭이 많이 좁혀지면서 매수유인이 크지는 않지만 매수하기 좋은 타이밍인 것은 맞다”며 “실제로 일부 보험사에서 초장기 매수가 간간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매수도 일부 확인됐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장외채권 잔고 추이 화면번호 4663 기준 보험사는 13일 국고 30년물 26-2를 436억원 매수했다. 12일에는 같은 채권을 972억원 샀다.
다만 이 규모만으로 초장기물 수급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금리 레벨은 매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자본 규제와 보유 채권 평가손실은 보험사의 추가 매수 판단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초장기 금리 변동성은 위험자산 자금 배분을 볼 때도 보조 지표가 된다. 본지는 앞서 30년 국고채가 장중 4.739%까지 오른 흐름을 전하며 원화 금리와 국고채 변동성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가격을 직접 설명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원화 유동성 여건을 살피는 참고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최근 이렇다 할 매수 주체가 없다는 생각으로 과도하게 매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며 “당국에서 과도한 매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여줄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 조치 여부와 보험사의 실제 초장기채 매수 지속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