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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달러 AI 금융, 장부 밖 부채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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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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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월가 금융사들과 5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AI 컴퓨트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추진한다. 채권·리스·사모자본이 AI 설비투자의 새 자금줄로 떠오르면서 장부 밖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공사장 앞 대출 서류 / TokenPost.ai (macro)

데이터센터 공사장 앞 대출 서류 / TokenPost.ai (macro)

AI 인프라 투자의 자금줄이 운영현금에서 채권, 리스, 사모자본으로 넓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재무제표에 잡힌 차입금만으로는 실제 부담을 읽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비디아($NVDA)는 10일 아폴로, 블랙록, 블랙스톤, 브룩필드, KKR, 골드만삭스와 5000억 달러(약 710조원) 이상 규모의 AI 컴퓨트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발표문에서 “AI에서 컴퓨트는 매출”이라고 밝혔다. AI 컴퓨트를 단순 서버 구매가 아니라 장기 현금흐름을 낼 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보겠다는 의미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AI 연구소와 클라우드 사업자가 대규모 컴퓨트 설비를 이용하고, 금융사가 전용 자본 풀을 조성하는 구조다. 엔비디아는 칩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제공한다. 본지는 앞서 엔비디아 역할을 둘러싼 AI 인프라 금융 논쟁을 전한 바 있다.

AI 팩토리는 GPU, 네트워크, 전력, 냉각, 소프트웨어를 묶어 대규모 AI 연산을 제공하는 데이터센터형 인프라를 뜻한다. 전력과 부지를 먼저 확보하고 장비를 배치한 뒤 고객 사용량과 장기 계약에서 매출을 회수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수익화 시점은 뒤로 밀리는 특성이 있다.

핌코(PIMCO)는 7월 16일 공개한 팟캐스트에서 2026~2027년 AI 설비투자 규모를 1조6000억 달러(약 2272조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핌코는 이 가운데 큰 부분이 채권시장에서 조달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별도 보고서에서는 AI 관련 자본지출이 운영현금흐름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부채 기반 투자 사이클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제표 바깥의 부담도 커졌다. 핌코는 5월 15일 기준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2026년 설비투자 추정치가 6900억 달러(약 980조원), 2027년 8700억 달러(약 1235조원)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최근 10-Q 공시상 아직 장부에 인식되지 않은 미래 리스 약정은 8220억 달러(약 1167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리스와 구매약정은 당장 차입금으로 잡히지 않아도 향후 현금 유출 압력으로 바뀔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하이퍼스케일러의 구매약정과 골드만삭스가 파악한 리스 의무가 각각 1조5000억 달러(약 2130조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수치들은 설비투자, 리스, 구매약정처럼 정의가 다른 항목이어서 같은 위험도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시장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형 기술기업은 자체 현금창출력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상당 부분 감당해 왔다. 그러나 AI 모델 경쟁이 전력, 토지, 서버,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면서 채권 발행, 장기 임대, 특수목적법인, 사모대출이 함께 쓰이는 방식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 흐름은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자체 현금 조달에서 채권과 사모자본, 장기 임대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앞선 보도와도 맞닿아 있다. 구글과 메타 등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는 방식뿐 아니라 보증, 임대, 파트너십을 활용해 인프라 부담을 분산해 왔다.

한국과의 연결도 작지 않다. 엔비디아와 SK그룹은 7월 24일 5000억 달러(약 710조원) 이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메모리 협력 구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SK텔레콤이 최대 2기가와트 규모의 엔비디아 베라 루빈 DSX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첫 AI 팩토리를 2027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네이버, 엔비디아, 브룩필드는 세종 데이터센터의 DSX AI 팩토리 구축 규모를 55메가와트에서 2028년까지 200메가와트로 확대하는 방안도 공개했다. 국내 메모리 공급망과 데이터센터 투자가 글로벌 AI 인프라 금융 구조와 함께 움직이는 셈이다.

업계 시각은 엇갈린다. 한쪽은 대규모 전력, 데이터센터, GPU를 묶은 AI 인프라가 장기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새 자산군이라고 본다. 다른 쪽은 공급자가 고객의 구매 여력을 키우는 순환금융과 벤더 파이낸싱 우려를 제기한다.

핌코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1990년대 통신망 투자보다 더 규율적이고 조달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실제 수익화 속도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AIMA도 레버리지가 헤지펀드의 핵심 도구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곧바로 시스템 위험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레버리지 위험은 개별 투자자 포지션에서 먼저 드러났다. 로이터는 AI 중심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가 기술주 손실과 마진콜 압박 이후 보유 상장주식 대부분을 시타델에 넘겼다고 전했다. 이 사례만으로 AI 인프라 전반을 시스템 위험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차입으로 키운 AI 포지션이 급락장에서 매물 압력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 인프라 금융의 쟁점은 수요의 크기보다 현금흐름의 확인이다. 데이터센터와 GPU는 먼저 지어지고 매출은 나중에 검증된다. 장부상 부채, 리스 약정, 사모대출, 구매약정을 분리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검증에 사용한 공개 자료: 엔비디아 발표, 핌코 보고서, 핌코 팟캐스트, 엔비디아·SK 발표, 엔비디아·네이버·브룩필드 발표, 로이터 재전송 기사.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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