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 만기 국채 신규 발행 금리가 연 5.22%로 올라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0조 달러에 가까운 국가부채와 재정적자 확대가 장기 자금 조달 비용을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13일(현지시간) 250억 달러(약 35조5000억원) 규모 30년 만기 국채 신규 발행 입찰에서 금리가 연 5.22%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1년 8월 연 5.52% 이후 최고치다.
이번 발행 금리는 지난달 연 5.06%보다 0.16%포인트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5년 1월 연 4.91%와 비교하면 0.31%포인트 올랐다.
장기국채 금리는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유통시장의 장기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미 재무부 오후 3시30분 고시 기준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21%로 전일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63%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입찰 금리가 높게 형성된 배경에는 공급 부담이 있다. 11일 기준 미국 국가부채는 39조9419억 달러(약 5경6717조원)로 40조 달러에 근접했다.
재정적자도 7월까지 누적 1조1963억 달러(약 1699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 늘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차환 비용 증가, 관세 환급, 국방비 증가 등이 재정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제시됐다.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30년 만기 국채 응찰률은 2.39배로 최근 6회 평균 2.36배보다 높았다.
다만 해외 수요를 보여주는 간접 수요는 66.8%로 최근 평균 67.0%를 소폭 밑돌았다. 게나디 골드버그(Gennadiy Goldberg) TD증권 미국금리전략가는 “장기 채권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를 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도 커졌다. 기간 프리미엄은 장기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로 투자자가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금리다.
부채가 늘고 국채 공급 증가 가능성이 커질수록 장기물을 사려는 투자자는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 이번 입찰은 인플레이션 지표 완화만으로 장기금리 압력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 흐름은 달러와 위험자산을 함께 보는 국내 투자자에게도 변수다. 본지는 앞서 미 국채 잔액이 40조 달러 돌파를 앞뒀고 하루 이자 부담이 28억 달러를 웃돈다고 전했다.
장기 국채 금리는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금리에도 영향을 주는 지표다.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민간 차입 비용도 함께 오를 수 있어 주택시장과 기업 자금 조달 여건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 공급 과잉 우려에 대응해 장기물 발행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본지는 앞서 미 재무부가 향후 입찰 조정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차입 수요와 금리 부담이 함께 작용한다고 전했다.
단기 국채 조달을 늘리면 당장의 장기 이자 부담은 줄일 수 있다. 다만 만기가 짧아지는 만큼 차환 때 금리 변동에 더 노출된다.
존 패스(John Paes) BTG팩추얼자산운용 파트너는 블룸버그통신에 “유일하고 확실한 해결책은 미국 정부의 예산 긴축”이라며 “장·단기 국채 비중 조절은 무책임한 미봉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국채 금리 상승이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에 미칠 직접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Sources checked: 한국경제, TreasuryDirect, U.S. Treasury Fiscal Data, U.S. Treasury Receipts & Outlay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