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액이 88조60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28조7918억원보다 207.7%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주요 지역별 매출 가운데 중국 수출액이 이같이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수출액도 70조64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조4759억원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증가세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 확대와 맞물린다. 반기보고서에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DS 부문의 지역별 매출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공지능(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며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커진 흐름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AI 서버에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으로,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용 장비에 주로 쓰인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에 HBM3E와 HBM4를 공급 중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점도 매출 확대 요인으로 제시됐다.
DS 부문은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전체 매출 305조4000억원 가운데 209조2000억원을 차지했다. 비중은 68.5%다. 영업이익에서는 142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97.4%를 맡았다.
중국 매출 확대에는 모바일과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판매·수출하는 반도체에는 LPDDR, 낸드,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 등 모바일용 제품과 서버용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수출액은 미국 수출액을 웃돌았고, 증가율도 미국보다 컸다. 미중 기술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AI 서버와 모바일 기기용 메모리 수요가 삼성전자 매출에 반영된 셈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출 집중도가 커지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본지는 앞서 8월 1~10일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46.8%까지 높아졌다고 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지역별 수출 증가는 중국 내수 경기보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수출 구조를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AI 인프라 투자와 모바일 수요가 동시에 움직일 때 대형 메모리 기업 매출이 특정 지역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본지는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이익 개선 흐름을 전했다. 당시에도 AI 메모리 수요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거론됐다.
다만 반기보고서상 지역별 매출은 사업 부문별로 쪼개 공개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 수출 증가분 전체를 특정 제품이나 고객사 매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