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고점권에서 내려온 가운데 상장 채굴사들의 전력과 자본이 AI·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로 옮겨가고 있다.
코인워즈(CoinWarz)에 따르면 14일 기준 BTC 해시레이트는 936EH/s로 표시됐다. 저장된 고점은 2025년 9월 20일 1.44ZH/s였고, 현재값은 고점의 64.6% 수준으로 집계됐다. 블록체인닷컴(Blockchain.com)도 같은 시점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를 944.22EH/s로 제시했다.
비트코인닷컴 뉴스는 크립토퀀트(CryptoQuant) 분석가 마툰(Maartunn)의 추정치를 인용해 해시레이트가 사상 최고치보다 17% 낮다고 전했다. 다만 이 수치는 공개 추적기 수치와 바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해시레이트는 실제 장비 수를 세는 값이 아니라 블록 생성 간격과 난이도를 바탕으로 역산하는 추정치여서 집계 창과 산정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시레이트는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연산 능력을 뜻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네트워크에 더 많은 연산 자원이 붙어 있다는 의미지만, 채굴 수익성은 난이도, 전력비, 장비 효율, BTC 가격에 따라 함께 움직인다.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 수치만으로 네트워크 보안 약화를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흐름의 배경에는 채굴사의 사업 재배치가 있다.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2026년 1분기 비트코인 채굴 보고서에서 공개 채굴사들의 AI·HPC 계약 누적액이 700억 달러(약 99조2600억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는 공개 채굴사들이 올해 말 AI에서 전체 매출의 최대 70%를 낼 수 있다고 봤고, 채굴 설비 일부가 잠식되거나 중단될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상장 채굴사가 AI 인프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전력과 부지다. 대형 채굴사는 전력 인입, 변전설비, 냉각, 토지 확보를 이미 갖춘 경우가 많다. 이를 AI·HPC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면 신규 설비를 처음부터 짓는 것보다 상업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별 기업의 계약 규모도 커졌다. Hut 8은 7월 20일 보도자료에서 비컨 포인트(Beacon Point) 캠퍼스의 두 번째 352MW 임대 계약을 통해 캠퍼스 기준 기본 계약가치가 196억 달러(약 27조8000억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회사 전체 AI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의 총 계약가치는 266억 달러(약 37조7000억원)로 제시됐다.
테라울프(TeraWulf)는 7월 6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서 앤트로픽(Anthropic)과 20년 임대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초기 대상은 저스티파이드 데이터(Justified Data) 캠퍼스의 약 401MW IT 부하이며, 초기 계약기간 예상 매출은 약 190억 달러(약 26조9000억원)로 제시됐다.
코어사이언티픽($CORZ)은 7월 28일 실적 발표에서 AMD와 최대 2.5GW 규모의 리스 가능 용량을 지원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15년 계약 기준 약 530MW, 잠재 기본 계약 매출은 140억 달러(약 19조9000억원)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자료에서 총 임대 고객 전력 용량은 약 1.1GW, 잠재 계약가치는 240억 달러(약 34조원) 이상으로 제시됐다.
다만 계약 발표와 실제 매출 인식 시점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AI 계약 상당수는 2027~2028년 이후 인도 일정과 연결돼 있다. 전력과 부지를 확보한 채굴사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기존 채굴 설비가 줄어드는 비용도 함께 따져야 한다.
채굴사의 보유 BTC 매도도 함께 나타났다. TheEnergyMag는 4월 16일 분석에서 공개 채굴사들이 2026년 1분기에 3만2000BTC 이상을 매도했다고 집계했다. 다만 해당 분석은 일부 공시가 남아 있어 자료가 완결되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같은 매체의 주간 분석은 BTC 평균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2025년 4분기 약 985EH/s에서 2026년 1분기 873EH/s로 낮아졌다고 적었다. 상장 채굴사의 보유 BTC와 실제 해시레이트 감소는 비트코인 채굴 섹터가 전력 인프라 산업과 AI 데이터센터 시장 사이에서 재평가되고 있다는 흐름과도 이어진다.
국내 독자에게 이번 변화는 해외 채굴사의 단순 운영 수치에 그치지 않는다. BTC 채굴업체의 평가 변수는 BTC 가격뿐 아니라 보유 BTC 규모, 채굴 원가, 전력 계약, 데이터센터 전환 비용으로 넓어지고 있다. 앞서 본지도 채굴업체의 평가 변수가 전력 계약과 데이터센터 전환 비용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난이도 지표도 단기 조정을 가리킨다. ChainQuery는 14일 BTC 난이도를 127.48T로 표시했고, 다음 조정 예상치를 -2.71%로 제시했다. 코인워즈 기준 7일 변화율은 -13.09%, 90일 변화율은 -12.96%다.
현재 확인되는 변화는 BTC 해시레이트가 고점 대비 낮아졌고, 일부 채굴업체가 보유 전력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AI·HPC 사업에도 배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시레이트와 난이도는 모두 단기 변동성이 큰 지표인 만큼, 이번 변화가 BTC 가격이나 개별 채굴주에 미칠 영향은 추가 지표로 확인해야 한다.
검증 출처: Bitcoin.com News, CoinShares, CoinWarz, Hut 8, SEC, Core Scientific, ChainQue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