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투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메모리, 첨단 패키징, 전력, 광통신 부품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BTC) 채굴사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함께 보는 투자자에게는 인프라 수요의 지속성을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다.
오데일리는 16일 오전 6시1분 한국시간 세레니티(Serenity)의 X 게시글을 전하며 AI 공급망이 여전히 고속 성장 단계라는 진단을 소개했다. 세레니티는 AI 인프라 수요가 저장장치, 첨단 패키징, 컴퓨팅 파이낸싱, 광통신, 전원공급장치, 전자부품 등 여러 공급망을 장기 확장 국면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병목이 GPU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레니티는 UBS 전망을 인용해 전통 D램 업체의 매출총이익률이 2027년 전례 없는 95%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의 이익률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포함한 분석이다.
메모리는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 처리량을 좌우하는 부품이다. AI 모델이 커지고 데이터센터 연산량이 늘어날수록 GPU뿐 아니라 메모리 대역폭과 저장장치 처리 성능이 함께 요구된다.
저장장치에서는 장기 계약이 수요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세레니티는 샌디스크 장기계약이 2028년 생산능력의 약 3분의 2를 이미 포괄하고, 최소 계약 매출 규모가 930억 달러(약 131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같은 게시글에서 언급된 샌디스크 시가총액은 약 2390억 달러(약 338조2000억원)다.
세레니티는 이 구조를 두고 기존 경기순환주로만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도체와 저장장치 업종은 통상 수요 둔화와 재고 조정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컸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기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수요 가시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AI 클라우드 인프라에서는 구형 GPU의 감가상각 우려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세레니티는 코어위브(CoreWeave)가 엔비디아(Nvidia·$NVDA) A100 GPU 서비스를 2029년까지 사용하기로 한 계약을 근거로, 네비우스(Nebius)와 아이렌(IREN) 같은 신형 클라우드 사업자에도 긍정적 논리가 생긴다고 봤다. 다만 이는 세레니티의 산업 해석이며 개별 기업 실적이나 주가 방향을 단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첨단 패키징과 반도체 기반시설도 별도 병목으로 지목됐다. 세레니티는 대만반도체(TSMC) 첨단 패키징 담당자의 발언을 들어 향후 몇 년간 메모리 부족뿐 아니라 ABF 기판 공급도 빠듯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ABF 기판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AI 반도체가 고성능화할수록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실장하는 패키징 역량도 중요해진다. GPU, 메모리, 기판, 광통신 부품, 전력 설비 가운데 어느 한쪽이 부족해도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
이 분석은 크립토 업계에도 간접적인 의미가 있다. 아이렌처럼 비트코인 채굴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로 확장하거나 병행하는 기업은 전력, GPU 조달, 클라우드 계약, 냉각·네트워크 설비의 제약을 함께 받는다. 본지는 앞서 아이렌의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연산 수요 증가를 다룬 바 있다.
광통신 부품도 AI 데이터센터 병목으로 거론돼 왔다. 본지는 앞서 세레니티가 AI 데이터센터용 인듐인화물 레이저 공급 부족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번 게시글은 저장장치와 패키징, 전력, 광통신을 함께 묶어 AI 공급망 수요를 본 점에서 앞선 논의와 이어진다.
세레니티의 주장은 AI 공급망 수요가 단기 GPU 구매에 그치지 않고 저장장치, 패키징, 전력, 광통신, 전자부품으로 나뉘어 나타난다는 데 초점이 있다. 제시된 내용은 산업 코멘트와 일부 기관 전망을 바탕으로 한 분석인 만큼 개별 기업의 계약 이행과 부품 공급 상황은 각 회사의 공시와 후속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