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베테랑 전략가 톰 리는 "강세장은 이미 시작됐다"며 토큰화와 AI, 기관 자금,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를 동력으로 이번이 역대 최대 사이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톰 리 비트마인 의장은 9월 30일 서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KBW2026'의 '이더리움, 월스트리트의 순간' 세션에서 강세장이 시작된 이유와 이번 사이클이 더 강력할 것으로 보는 근거,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의 초과성과 역량을 설명했다.
톰 리는 월가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로, 글로벌 시장 전략·리서치 회사 펀드스트랫의 공동창업자이자 리서치 총괄이며 이더리움 DAT 기업 비트마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강세장 이미 시작...200일선·기관 자금 유입이 신호
리 의장은 최근 시장 반등은 '가짜 반등'이 아니라며 암호화폐 강세장이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이 최근 '강세장이 진행 중'이라고 진단한 점을 언급하며 "거의 10년 동안 암호화폐를 지켜봤지만 대형 금융기관이 이런 판단을 내놓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강세장을 확신하는 첫 번째 근거로는 비트코인의 200일 이동평균선을 제시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을 경우 이후 6개월 안에 상승할 확률은 80%, 평균 상승률은 193%였다"고 말했다. 지난 12년 동안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한 사례는 9번이었으며 이 가운데 8번은 강세장이 시작됐거나 이미 진행 중인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리 의장은 "지금 시장도 실제 강세장의 시작 지점일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강세장 근거로는 자금 흐름을 짚었다. 비트코인 투자상품으로의 연간 자금 흐름이 9월 들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며 "약세장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자금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6월 말 이후 암호화폐가 주요 거시자산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해당 기간 기술주와 산업재, 유틸리티, 채권이 약세를 보인 반면 이더리움은 S&P500 대비 65%, 솔라나는 52%, 비트코인은 36% 상승하며 수익률 상위 3개 자산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가 포모(FOMO)를 자극하며 4분기 기관 매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4년 주기를 기다리던 기관들도 4분기에는 상당히 강하게 매수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많은 이들이 4년 주기를 사이클 기준으로 보는데 그 시점이 10월 5일"이라며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의 추세 전환 가능성도 강세 근거로 제시했다. 리 의장은 비트마인이 자문을 받고 있는 시장 타이밍 분석가 톰 드마크의 분석을 토대로 이더리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점 대비 100% 상승은 통상적인 추세 전환 신호라며 향후 몇 주 안에 이더리움이 3000달러에 도달한 뒤 더 큰 상승 국면이 시작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토큰화·부의 이전·DAT·AI...역대 최대 사이클 가능성
이날 비트마인 의장은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포기하고 AI 투자자로 옮겨갔지만 이들도 다시 암호화폐를 사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가장 큰 암호화폐 사이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이유로는 토큰화를 꼽았다. 과거 암호화폐 강세장은 2016~2017년 ICO, 2019년 이후 NFT처럼 주로 개인투자자가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기관이 참여하는 토큰화가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토큰화 흐름은 과거와 규모가 다르다며 블랙록의 토큰화·스테이블코인 사업과 로빈후드의 온체인 전환 등을 사례로 들었다.
톰 리 의장은 로빈후드가 "세계 10대 금융기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블라드 테네프 CEO가 전통 금융 인프라에서 거래되는 모든 자산이 결국 온체인화되고 토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유동자산은 약 200조달러이며 상위 세 자산군만 약 160조달러에 달한다.
그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2조달러도 되지 않는다"며 기존 자산 가운데 일부만 온체인으로 이동해도 시장의 성장 여력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직 자금의 물꼬가 완전히 터진 것은 아니지만 문은 열렸다"며 블랙록과 JP모건, 로빈후드 등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 이유는 세대 간 부의 이전이다. 리는 미국에서 약 100조달러 규모의 부의 이전이 진행되고 있다는 테네프 CEO의 발언을 인용했다. 미국 가계가 보유한 약 140조달러의 자산 가운데 76조달러가 60세 이상에 집중돼 있으며 이 자산이 젊은 세대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9~2020년에는 미국 20대가 상속받은 금액이 연간 약 100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4000억~5000억달러로 늘었고 올해는 약 7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리는 상속 자산에 채권과 투자등급 부채뿐 아니라 약 12조달러 규모의 비유동성 사모펀드·사모대출 자산이 포함돼 있다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2000억달러만 암호화폐로 들어와도 과거의 승수효과를 감안하면 시장 규모가 10조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이유는 DAT의 등장이다. 리는 "지난 사이클에는 DAT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DAT가 암호화폐를 장기간 보유하는 영구자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DAT가 기초 암호화폐를 지속적으로 매입하면서 시장 유통물량을 줄이고 L1 가격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이더리움 DAT는 전체 ETH 공급량의 약 7%, 비트코인 DAT는 6.5%, 솔라나 DAT는 3%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리퀴드의 경우 전체 HYPE 공급량의 약 14%를 DAT가 매입했다며 이것이 HYPE의 강한 가격 흐름을 뒷받침한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강세장에서 ETH DAT의 보유 비중이 현재 7%에서 10~15%까지 올라간다면 상승 움직임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AI의 부상을 꼽았다. 암호화폐가 AI 확산의 '다운스트림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투자 열기가 조정을 받을 경우 자금이 관련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등 후방 영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암호화폐 역시 그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디지털 화폐는 이미 존재하고 AI 에이전트 역시 디지털 존재"라며 "AI 에이전트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는 토큰화와 세대 간 부의 이전, DAT의 영구자본 효과, AI 에이전트 수요가 결합되면서 이번 사이클이 과거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큰돈은 사고파는 데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며 "강세장은 이미 진행 중이며 이제 끝까지 견뎌내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TH보다 더 오른다"...DAT 초과성과 자신
톰 리는 비트마인 같은 DAT가 이번 사이클에서 기초 암호화폐보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마인은 최대 이더리움 DAT로, 지난주 보유량이 600만 ETH를 넘어섰다. 작년 7월 출범 이후 15개월 만이다.
톰 리는 비트마인이 DAT 체제로 전환한 지 불과 두 달 만인 지난해 9월 암호화폐 겨울이 시작됐지만 약세장에서도 보유량을 100만~200만 ETH 수준에서 600만 ETH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현재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의 5%를 보유하겠다는 목표에도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리 의장은 "무엇을 하든 ETH에 대한 최대한의 익스포저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이 지난 5년간 장기 횡보와 조정을 이어왔지만 과거 장기 횡보 구간을 벗어난 뒤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났던 만큼 이번에도 강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횡보 구간을 벗어난 뒤 ETH는 2016년 227배, 2020년 50배 상승했다. 리 의장은 이번에는 당시보다 더 긴 횡보를 거친 만큼 더 큰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AMD의 과거 주가 흐름을 예로 들며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포물선 형태의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전틱 AI와 토큰화가 성장 동력이 될 경우 ETH가 25배 상승해 5만달러를 크게 넘어설 가능성도 제시했다. 비트마인이 ETH와 약 90%의 상관관계를 보여온 만큼 ETH 상승에 따라 비트마인 주가도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TH가 2만2000달러면 비트마인 주가 500달러, 6만2000달러면 1500달러, 조 루빈의 전망대로 25만달러에 도달하면 5000달러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편, 비트마인의 목표는 ETH보다 높은 주주 수익률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6월 30일부터 연말까지 ETH가 22% 상승하는 동안 비트마인 주가는 4.50달러에서 27달러로 올라 4만8000bp의 초과 성과를 냈다. 2026년 들어서는 ETH가 9% 하락한 가운데 비트마인이 3% 상승해 1200bp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톰 리는 비트마인이 MAVEN 출시, 이더리움 재단 2.0과의 파트너십, 영구 우선주 발행 등을 추진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 메인보드로 이전 상장하고 러셀1000 대형주 지수에도 편입됐다며 "이러한 조치들이 주가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도 시작했다면서 "비트마인 주가가 저희가 생각하는 적정가치에서 크게 벗어나기 시작하면 거대한 대차대조표를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주를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자사주 매입 조치가 주가의 바닥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해 추가 ETH 매입에 활용할 수 있는 영구 우선주 BMNP를 발행해 "다른 ETH DAT들이 활용할 수 있는 ETH 신용의 기준 가격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자금조달 비용이 가장 낮고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생태계 전체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우산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킹·문샷 투자로 비트마인 수익원 확대
톰 리는 비트마인의 규모를 활용해 이번 강세장에서 나타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토큰화와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마인의 핵심 사업 중 하나는 스테이킹이다. 지난 1년간 북미 기반 검증자 네트워크 MAVEN을 출시했다. 자체 보유 ETH뿐 아니라 외부에서 맡긴 약 20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도 스테이킹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와 솔라나도 지원한다.
현재 보유한 600만 ETH 가운데 약 500만 ETH를 스테이킹해 하루 약 100만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 톰 리는 단순 자산 보유를 넘어 스테이킹 수수료를 실제 수익원으로 만들고 있다며 "주주라면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저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이미 100만달러를 벌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비트마인은 최소 10억달러 규모의 '문샷' 투자도 추진 중이며 현재까지 수억 달러를 집행했다. 투자처에는 월드 토큰을 보유한 에이트코와 미스터비스트가 이끄는 비스트 인더스트리스가 포함됐다. 리 의장은 샘 올트먼이 지원하는 월드가 틴더·줌 등으로 활용처를 넓히고 있다며 에이트코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스텝 파이낸셜을 인수한 비스트 인더스트리스에 대해서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겨냥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톰 리는 "고객들이 암호화폐로 진입하는 과정이 제대로, 그리고 수익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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