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실적 개선 기대가 정제마진 강세를 타고 이어지고 있다. 정유 제품 공급 부족과 낮은 재고가 맞물리면서 원유보다 제품 시장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는 17일 국내 증권가 리포트를 토대로 정유 업황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사들여 휘발유·경유 등 정유 제품으로 판매할 때 생기는 가격 차다.
제품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강하게 버티면 정유사의 수익성은 개선된다. 최근 정제마진 확대는 정유 제품 수요와 공급 차질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진명·김명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쟁보다 긴 호황' 보고서에서 "정유 업황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라며 "높아진 정제마진과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이익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분석은 전쟁 자체보다 원유와 정유 제품 시장이 정상화되는 속도 차이에 초점을 맞췄다.
정제마진 확대 배경에는 러시아 정유 공장 피격, 중국 내 생산 감소, 6∼8월 성수기 수요가 함께 놓였다. 업계는 이 요인들이 정유 제품 공급을 줄이고 제품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정제마진은 배럴당 63달러(약 8만9000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유사가 높은 정제마진을 활용하기 위해 제품 생산을 늘리면 원유 구매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재고도 낮은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들은 7월 미국 휘발유 재고가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도 2014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재고를 다시 쌓는 데 시간이 걸리면 제품 공급 부족은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정유 제품 시장의 회복 지연이 원유 현물시장 정상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흐름은 국제유가에도 연결된다. 정유사들이 높은 정제마진을 활용하려고 정유 제품 생산을 늘리면 원유 구매 수요가 커지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와 별개로 유가 하락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한국·일본·대만·인도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 대체 물량으로 미국산 원유 매입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교착이 이어지면서 아시아 정유사들이 조달처를 넓히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삼성증권도 에쓰오일(010950)에 대한 눈높이를 올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에쓰오일 목표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6만5000원으로 상향하며 "최근 아시아 지역의 정제마진 급등과 견조한 윤활유 마진이 일부 손실 효과를 줄이는 가운데, 이란 전쟁이 종료된 후에도 원유와 같은 화석연료 공급 차질은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석유화학 부문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정유 4사가 정제마진 강세로 실적을 개선해가고 있다. 이를 유지한다면 역대급 영업이익 기록이 한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국제유가 관점에서는 정유사발 원유 수요 확대가 가격 하락 폭을 축소하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정유 기업들의 긍정적인 수익성은 당분간 높은 가동률과 원유 수요를 예고해,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 속도를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유사 수익성 개선이 원유 수요를 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주 말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52달러(약 12만5000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40달러(약 11만7000원)로 마감했다.
검증 출처: 연합뉴스 원문, 신한투자증권 관련 자료, 조선비즈 관련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