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가 17일 오후 7시 한국시간 기준 배럴당 91.53달러(약 12만9500원)로 집계됐다.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같은 날 장중 시장에서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포춘(Fortune)은 미국 동부시간 17일 오전 6시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91.53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전일보다 86센트 올랐고, 1개월 전 85.26달러(약 12만600원)와 1년 전 65.88달러(약 9만3200원)를 모두 웃돌았다.
다만 장중 가격은 이보다 낮게 제시됐다. AP는 17일 초반 유럽 거래에서 브렌트유가 0.4% 오른 배럴당 88.84달러(약 12만5700원), 미국 기준 원유가 0.2% 내린 82.20달러(약 11만6300원)라고 전했다.
배런스(Barron's)도 같은 날 초반 거래에서 WTI 선물이 0.4% 내린 82.06달러(약 11만6100원), 브렌트 선물이 0.3% 오른 88.81달러(약 12만5700원)라고 보도했다. 같은 원유 시장이라도 기준 시각과 상품이 다르면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유가 수치가 엇갈린 것은 지표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포춘은 브렌트유 기준 특정 시각의 스냅샷을 제시했고, AP와 배런스는 초반 장중 선물 거래 가격을 전했다.
브렌트유는 국제 원유 가격을 볼 때 쓰는 대표 지표이고, WTI는 미국 원유 시장의 주요 기준이다. 브렌트 현물, 브렌트 선물, WTI는 가격 산정 대상과 거래 시장이 달라 같은 날에도 방향과 수준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가격을 움직인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있다. AP는 이란과의 전쟁 종식 협상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관련 공급 차질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레바논 교전 재확대와 호르무즈 해협 선박 공격이 지역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본지도 앞서 호르무즈 선박 공격 재발과 걸프 동맹의 불만 확대를 다룬 바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8월 11일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브렌트 현물 가격이 7월 23일 배럴당 105달러(약 14만8600원)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같은 전망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와 석유류 수송량은 2025년 4분기 하루 평균 2160만 배럴에서 2026년 2분기 490만 배럴로 줄었다고 평가됐다.
EIA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8월까지 심하게 제약되고 9월부터 점진적으로 늘어난다는 가정도 제시했다. 이 가정 아래 브렌트 현물 평균은 2026년 3분기 배럴당 85달러(약 12만300원), 4분기 78달러(약 11만400원)로 전망됐다.
이는 현재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미국 정부의 공식 전망은 연말로 갈수록 완화되는 쪽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다만 EIA 전망은 8월 11일 기준이어서 해협 통행 정상화 여부와 추가 충돌 가능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션도 공급 차질 우려를 반영했다. 배런스는 ICE 브렌트 순매수 포지션이 7만6026계약 늘어난 24만748계약으로, 6월 초 이후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소비자 체감 가격은 원유 가격보다 늦게 움직인다. 미국자동차협회(AAA)는 8월 6일 미국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4.06달러(약 5745원)로 한 주 전보다 3센트 내렸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이 내려도 주유소 가격에는 정제, 유통, 세금, 지역별 마진이 함께 반영된다. 원유 시세와 소비자 가격 사이에 시차가 생기는 이유다.
한국 독자에게 유가는 원유 수입 비용과 물가 경로를 함께 건드리는 변수다. 다만 국내 휘발유 가격이나 원화 기준 수입 부담은 환율과 정제 마진, 유통 비용을 함께 봐야 해 이번 원유 시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같은 날에도 브렌트 기준 91.53달러와 장중 88달러대 가격이 함께 제시됐다. 유가 흐름은 단일 숫자보다 기준 시각, 유종, 현물·선물 여부를 나눠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