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실시간 결제망 유피아이(UPI) 거래가 2026년 5월 232억193만 건까지 늘었지만 현금 유통량도 42조8600억루피 수준으로 증가했다. 디지털 결제가 생활 결제의 중심으로 커졌지만 현금은 저축성 보유와 비공식 거래, 비상용 수단으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결제공사(National Payments Corporation of India·NPCI)에 따르면, 2026년 5월 유피아이 거래액은 29조9042억4210만루피로 집계됐다. 거래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거래액은 19% 늘었다.
같은 시기 인도중앙은행(Reserve Bank of India·RBI) 자료상 현금 유통량은 5월 중순 42조8600억루피 수준까지 증가했다. 디지털 결제가 사상 최대 규모로 커진 가운데 시중 현금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유피아이는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송금과 결제를 실시간 처리하는 인도식 계좌이체 결제망이다. QR코드와 모바일 앱을 통해 소액 결제, 공과금 납부, 개인 간 송금에 널리 쓰이며 카드망을 거치지 않는 결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RBI는 2025년 3월 디지털 결제 주간 기조연설에서 2025년 1월 한 달 동안 디지털 결제 200억 건 이상, 금액 기준 약 250조루피가 처리됐다고 밝혔다. 다만 성인 약 40%는 여전히 디지털 결제를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도 결제 전환이 단순한 현금 대 디지털의 대체 구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도시와 모바일 이용자를 중심으로 유피아이가 빠르게 확산됐지만, 디지털 접근성과 이용 능력의 격차는 여전히 남아 있다.
RBI의 2022-23 연차보고서는 유피아이 중심의 소매 디지털 결제가 2016-17년부터 2021-22년까지 거래 건수 기준 연평균 50%, 금액 기준 27% 성장했다고 적었다. 같은 기간 현금 유통량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높아져 2020-21년 14.4%로 정점을 찍었다.
RBI는 이 현상을 ‘현금 수요 역설’로 설명했다. 디지털 결제는 소액 거래에서 현금 사용을 일부 낮췄지만, 명목소득 증가와 불확실성에 따른 예비적 현금 보유 수요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비공식 경제도 현금 수요를 떠받치는 배경으로 제시됐다. 낮아진 현금 보유 기회비용, 정부 직접급여 이전 뒤 현금 인출이 이어지는 구조 역시 디지털 결제 확대와 현금 유통량 증가가 함께 나타나는 이유로 꼽혔다.
결제 인프라를 둘러싼 체감도는 엇갈렸다. 산자이 말호트라(Sanjay Malhotra) RBI 총재는 2026년 6월 5일 기자회견에서 시스템 안의 현금은 충분하며 ATM 부족분을 신속히 보충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ATM 산업단체 CATMi는 2026년 4월 ATM 현금 충족률이 57%로 낮아졌고, 현금 수급 차질이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판단과 현장 업계의 체감 사이에 차이가 드러난 대목이다.
한국 독자에게 이 사안은 인도만의 결제 통계에 그치지 않는다. 인도는 디지털 루피 파일럿을 복지 지급과 국경 간 결제 실험으로 넓히는 동시에 현금 공급도 계속 관리해야 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실시간 결제망이 커져도 현금 인프라가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된다. 통상 디지털 결제망은 거래 편의와 비용 절감 효과를 키우지만, 오프라인 결제와 비공식 거래, 비상 유동성 수요까지 한꺼번에 대체하지는 못한다.
인도의 결제 전환은 현금을 지우는 과정이 아니라 현금과 디지털이 서로 다른 기능을 맡는 과정에 가깝다. 유피아이는 잦고 작은 결제를 흡수했고, 현금은 유동성 보관과 오프라인 거래의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검증 출처: NPCI UPI 통계, BIS 공개 RBI 연설, RBI 2022-23 연차보고서, Business Standard ATM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