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기관투자자의 사모대출 익스포저가 약 3600억 달러(약 509조원) 규모로 거론되면서 비은행 신용시장의 투명성과 금융 안정성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공식 평가는 당장 위험이 커졌다는 쪽보다 관리 가능한 노출을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데 가깝다.
크립토 브리핑(Crypto Briefing)은 캐나다 금융기관과 펀드의 사모대출 익스포저가 5000억 캐나다달러(약 509조원), 미 달러 기준 약 3600억 달러(약 509조원)에 이르며 상당 부분이 캐나다 밖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수치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공식 집계치로 제시한 숫자가 아니라 국제 금융안정 논의에서 제시된 상업적 추정 범위 안에 있는 해석에 가깝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2026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캐나다 내 기업 대상 사모대출은 제한적이고, 캐나다 기관투자자의 익스포저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시에 사모대출 대부분은 캐나다 밖에서 이뤄지며, 캐나다 연기금과 생명보험사가 국내외 기업에 직접 대출 형태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운용사, 펀드, 보험사, 연기금 등이 기업과 사적으로 조건을 정해 돈을 빌려주는 시장이다. 은행 대출이나 공모채 시장 접근이 어려운 기업에는 자금 조달 통로가 되지만, 가격과 조건이 공개시장처럼 실시간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 국면에서 손실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초 대출 자산이 공개시장에서 자주 거래되지 않고, 차입자 신용도와 담보 가치 평가도 기관별 내부 모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이 늦게 드러날 수 있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5월 보고서에서 2024년 말 기준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 규모를 1조5000억~2조 달러(약 2121조~2828조원)로 추정했다. 회원국 기준 은행의 사모대출 펀드 관련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약 2200억 달러(약 311조원)로 집계됐고, 일부 상업적 추정치는 2700억~5000억 달러(약 382조~707조원) 범위로 제시됐다.
FSB는 은행, 자산운용사, 보험사, 사모펀드 간 연결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을 취약 요인으로 봤다. 사모대출이 은행 밖에서 커지더라도 신용공여, 펀드 투자, 보험사 자산배분을 통해 전통 금융권과 다시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쪽 움직임은 축소보다 확대에 가깝다. BCI는 7월 투자등급 사모대출 펀드를 출범시키며 3년간 130억 캐나다달러(약 13조2000억원) 배치를 목표로 제시했고, 초기 직접 공동투자 약정은 18억 캐나다달러(약 1조8000억원)라고 밝혔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은 M&G와 유럽 CLO 플랫폼에 2억 유로(약 320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발표했다. 선라이프(Sun Life)는 BGO와 크레센트캐피털(Crescent Capital) 잔여 지분 매입을 마무리했고, 매뉴라이프(Manulife)는 Comvest Credit Partners 지분 75% 인수 합의를 투자자 자료에 남겼다.
이 같은 흐름은 기관투자자가 전통 채권만으로는 원하는 수익률과 만기 구조를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시장 구조와 맞닿아 있다. 사모대출은 통상 대출 조건을 직접 협상할 수 있고 담보와 약정 구조를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어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과 보험사에 선택지가 된다.
반대 신호도 있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7월 보도에서 2분기 사모대출 시장 환매 요청이 156억 달러(약 22조원)로 늘었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개발회사(BDC)는 분기 환매 제한선에 닿았고, 투자자 일부는 요청액 전부를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매 압력은 사모대출 시장의 유동성 문제를 보여주는 단서다. 대출 자산은 장기이고 비유동적인 반면, 일부 투자 상품은 투자자 환매 요청을 받아야 하는 구조여서 시장 불안이 커질 때 만기 불일치가 드러날 수 있다.
티프 매클럼(Tiff Macklem)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3월 연설에서 캐나다 연기금과 보험사가 국제적으로 사모대출 익스포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캐나다 내부의 대출 급증보다 국경을 넘는 전이 경로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사모대출 확대는 단순한 해외 금융권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본지는 앞서 5000억 달러 규모 AI 인프라 금융이 장부 밖 부채 논의와 맞물리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대체투자와 비은행 신용이 커질수록 기관 자금의 위험 평가는 자산군별 수익률보다 연결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캐나다 중앙은행과 FSB의 공통된 메시지는 공포보다 감시 강화다. 직접 위험은 관리 가능하다는 평가가 유지됐지만, 불투명한 가격 형성, 은행 연결고리, 국경 간 전이 가능성은 계속 점검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