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자들이 보유 코인을 줄이는 가운데 해시레이트 둔화와 휴면 지갑 이동이 함께 관측됐다. 단일 매도 신호라기보다 채굴업계의 비용 압박과 인공지능(AI)·고성능컴퓨팅(HPC) 전환이 겹친 흐름으로 풀이된다.
AMBCrypto는 19일 오전 2시(한국시간) 업데이트 기사에서 BTC 채굴자의 순포지션이 음수로 돌아섰고 30일 평균 해시레이트가 약 21% 낮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공개적으로 대조 가능한 자료에서는 같은 21% 수치가 독립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흐름은 앞서 비트코인 채굴자 보유량이 119만1900개로 줄었다는 본지 보도와 맞닿아 있다. 채굴자는 채굴한 BTC를 보유하거나 매도해 운영비와 설비 비용을 맞춘다. 보유량 감소는 채굴사의 현금흐름 관리가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시레이트는 BTC 네트워크에 투입된 전체 연산력이다. 해시레이트가 낮아지면 일부 채굴기가 꺼졌거나 전력과 설비가 다른 용도로 재배치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채굴 난이도는 블록 생성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네트워크가 채굴 경쟁 강도를 조절하는 지표다.
해시레이트 인덱스(Hashrate Index)는 7월 28일 보고서에서 BTC 난이도와 해시레이트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네트워크 역사상 두 번째라고 밝혔다. 원인으로는 채굴 수익성 악화, AI·HPC 전환, 이란 전쟁, 텍사스 전력 커테일먼트, 지역 규제 충격을 들었다.
본지도 앞서 상장 채굴사의 해시레이트 감소가 BTC 채굴 섹터와 AI 데이터센터 시장 사이의 재평가 신호로 읽힌다고 보도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채굴 축소와 확장이 동시에 나타나고, 일부 업체는 기존 전력 인프라를 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춰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휴면 지갑 이동도 시장의 관심을 키웠다. AMBCrypto는 약 15년 동안 움직임이 없던 지갑이 8.54 BTC를 이동했다고 전했다. 별도 사례로 디크립트(Decrypt)는 2011년 7월 16일 받은 49.97 BTC가 8월 6일 블록 961331에서 처음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디크립트가 보도한 49.97 BTC는 팔콘엑스(FalconX) 관련 주소로 이어졌다. 디크립트는 해당 코인의 실제 매도 여부는 단정하지 않았다. 오래된 지갑의 이동은 거래소 입금, 장외 이전, 보관 주소 변경 등 여러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온체인 지표상 오래된 코인의 이동은 매도와 구분해야 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유티엑스오 에이지 밴즈(UTXO Age Bands)는 코인이 마지막으로 움직인 시점을 기준으로 공급을 나눈다. 오래된 밴드가 줄고 젊은 밴드가 늘면 장기 휴면 코인이 움직였다는 뜻이다.
코인 데이즈 디스트로이드(CDD)는 오래 묵은 코인이 이동할수록 값이 커지는 지표다. 다만 이 지표도 이동 사유가 매도인지 보관 이전인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휴면 코인 이동을 수급 악화로 바로 연결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 해석은 갈린다.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는 X에서 해시파워 이탈만으로 BTC 가격이 정해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응했다고 BeInCrypto는 전했다. 이는 채굴 네트워크 지표와 현물 가격 사이의 관계를 단선적으로 읽기 어렵다는 뜻이다.
같은 기사에서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는 AI가 채굴자에게 BTC보다 10~20배 더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AI·HPC 수요가 커질수록 채굴업체의 전력, 토지, 냉각 설비가 BTC 채굴 외 용도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는 6월 27일 BTC 가격이 약 6만 달러대(약 8484만원)인 반면 추정 생산원가는 약 8만4300달러(약 1억1920만원)라고 분석했다. 이 격차가 약한 장비의 이탈과 채굴사 재무자산 매도를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굴업체 입장에서는 BTC 가격, 전력비, 장비 효율, 난이도가 동시에 수익성을 좌우한다. 가격이 생산원가를 밑돌면 구형 장비를 끄거나 보유 코인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선택지가 커진다. 반대로 전력 계약과 데이터센터 고객을 확보한 업체는 AI·HPC 전환으로 수익원을 나눌 수 있다.
결국 이번 쟁점은 ‘오래된 지갑이 깨어났다’는 단기 서사보다 채굴자의 비용 구조 변화에 가깝다. 해시레이트와 난이도는 측정 기간에 따라 값이 달라지고, 채굴자 매도도 스트레스 매각일 수 있으며 전력·데이터센터 자원의 재배치일 수도 있다. 시장 영향은 채굴사 보유량, 네트워크 해시레이트, AI·HPC 계약의 실제 매출 인식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