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로(WorldClaw)가 AI 모델 게이트웨이 월드라우터(WorldRouter)에서 90개 모델 카탈로그와 스테이블코인 USD1 결제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일부 중국계 AI 모델 제공사가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관련 규제 명단과 연결되면서 크립토 결제 인프라와 AI 모델 유통이 맞물린 사안으로 번졌다.
월드클로 홈페이지는 월드라우터를 ‘AI 모델 통합 게이트웨이’로 소개하고, USD1 on BSC로 토큰 플랜을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준다고 안내한다. 같은 홈페이지는 300개 이상 AI 모델 접근을 내세우지만, 월드라우터 모델 카탈로그는 현재 90개 모델을 표시한다.
모델 카탈로그에는 알리바바(Alibaba)의 Qwen 계열, 바이두(Baidu)의 ERNIE 계열, 딥시크(DeepSeek), 문샷(Moonshot), 즈푸(Zhipu) 계열 모델이 포함돼 있다. 디크립트는 월드라우터의 90개 모델 중 43개가 중국 개발사 모델이라고 보도했다. 43개라는 숫자는 공식 카탈로그만으로 개별 재검산하기 어렵지만, 전체 모델 수 90개 표기와는 일치한다.
결제 구조는 토큰 예치형 크레딧 방식이다. 월드라우터 FAQ는 이용자가 BNB체인에서 USD1, 유에스디코인(USDC), 테더(USDT)를 예치해 크레딧을 충전한다고 설명한다. 크레딧은 실제 토큰 사용량에 따라 차감된다.
월드클로 홈페이지 하단도 USD1 결제와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WLFI) 토큰 잠금을 통한 패키지 이용을 안내한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는 국경 간 결제와 플랫폼 내 예치금 사용처를 넓히는 방식으로 확산돼 왔다.
쟁점은 중국 AI 모델 사용 자체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문제 삼아 온 기업의 모델이 스테이블코인 결제 레이어와 한 서비스 안에서 제공된다는 점이다. AI 모델 게이트웨이는 여러 개발사의 모델을 단일 접점에서 호출하도록 묶는 인프라 성격이 강하다. 이용자는 모델별 API를 따로 연결하지 않고 같은 플랫폼에서 모델을 골라 쓰는 방식이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025년 1월 16일 엔티티 리스트 개정에서 중국 관련 11개 엔티티를 추가했다. BIS는 이 가운데 10개 엔티티가 첨단 AI 연구 개발과 통합을 통해 중국의 군 현대화를 진전시켰다고 밝혔다. 명단에는 즈푸 AI 별칭을 쓰는 베이징 즈푸 화장 테크놀로지(Beijing Zhipu Huazhang Technology Co., Ltd.)가 포함됐다.
엔티티 리스트는 미국 상무부가 국가안보나 외교정책상 우려가 있는 기업·기관을 지정해 수출 통제를 적용하는 명단이다. 지정 자체가 특정 제품 사용을 곧바로 전면 금지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미국 기업과 투자자에게는 거래 심사와 평판 리스크를 키우는 신호로 작동한다.
미 국방부는 2025년 1월 7일 1260H 명단을 갱신했고, 2026년 6월 8일에도 추가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테크크런치는 6월 업데이트에 알리바바와 바이두, BYD, 유니트리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테크크런치에 각각 군사기업 또는 군민융합 전략의 일부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1260H 명단은 미국 국방부가 중국 군사기업으로 분류한 기업을 공개하는 목록이다. 직접 제재 명단과 성격은 다르지만, 미국 정부가 특정 기업과 중국 군사·산업 정책의 연결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다만 월드클로와 WLFI의 관계를 통제 관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월드클로 약관은 서비스와 토큰 플랜이 월드클로 단독 제공물이며, WLFI와 그 계열사가 이를 제공·관리·통제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WLFI의 역할은 일부 상표 사용 허가로 제한된다는 설명도 약관에 들어 있다.
이 구조에서 월드클로는 다중 모델 라우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이고, WLFI는 약관상 운영 주체가 아니다. 반면 이용자와 시장이 보는 접점은 USD1 결제와 WLFI 토큰 잠금, 중국계 모델 카탈로그가 같은 화면에 놓인다는 데 있다. 법적 통제와 외부 인식 사이에 간극이 생기는 대목이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가격보다 규제 노출을 보는 사례에 가깝다. AI와 크립토 결제가 결합된 서비스는 결제 편의성을 내세우지만, 모델 제공사와 결제 토큰, 운영 법인의 관할권이 각각 다르면 준법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 본지는 앞서 오픈AI 제한 이후 중국 AI로 돌아선 비트코인 보안 연구자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이 사안이 WLFI 또는 월드클로 관련 토큰 가격에 미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월드클로는 홈페이지와 약관에서 모델 게이트웨이, USD1 결제, WLFI와의 역할 분리를 각각 안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