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동창업자 의결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낮은 창업자 지분과 공익 목적을 반영한 지배구조가 상장 뒤 외부 주주 압력과 어떻게 맞물릴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디인포메이션은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등 공동창업자에게 차등의결권 주식을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거론된 상장 시점은 이르면 9월 말이며, 회사가 공식 확정한 일정은 아니다.
앤트로픽은 6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통주 IPO를 위한 비공개 S-1 초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절차가 SEC 심사를 거쳐 상장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공모 주식 수와 공모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창업자 지분 희석이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아모데이 CEO 지분이 약 2%라고 전했다. 아모데이 CEO는 지난해 한 팟캐스트에서 자신과 다니엘라 아모데이(Daniela Amodei) 앤트로픽 사장을 포함한 공동창업자 7명이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등의결권은 주식 종류별로 의결권 수를 다르게 부여하는 구조다. 상장 뒤 창업자가 적은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쓰이지만, 일반 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한다는 비판도 함께 받는다.
앤트로픽은 일반 기술기업과 다른 지배구조를 이미 갖고 있다. 회사는 공익법인(PBC) 지위를 채택했고, 2023년 장기이익신탁(Long-Term Benefit Trust)을 공개했다. 앤트로픽은 당시 장기이익신탁이 시간이 지나며 이사회 과반을 선출할 권한을 갖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장기이익신탁은 직원이나 투자자가 아닌 외부 인사로 구성된다. 앤트로픽은 7월 9일 벤 버냉키(Ben Bernanke)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신탁 구성원으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신탁이 앤트로픽의 공익 목적과 장기적 AI 개발 방향을 점검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차등의결권이 도입될 경우 창업자 의결권과 장기이익신탁의 이사회 선임 권한이 함께 작동하게 된다. 창업자에게 새 의결권을 부여하면 외부 주주 압력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이익신탁이 가진 이사회 통제 권한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가 별도 쟁점으로 남는다.
공익법인은 주주 이익만이 아니라 사회적 목적도 함께 고려하도록 설계된 법인 형태다. 앤트로픽처럼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에는 기술 개발 속도, 안전성, 상업화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지배구조 설계가 투자 조건만큼 중요한 문제로 다뤄진다.
상장 전 AI 기업의 지분 구조는 대규모 투자 라운드를 거치며 빠르게 바뀐다. 연구개발 비용과 컴퓨팅 인프라 비용이 커질수록 외부 투자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은 희석될 수 있다. 이번 차등의결권 논의도 이런 자본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본지가 앞서 앤트로픽 IPO 논의가 기업가치 논쟁으로 번진 대목을 보도했을 때는 매출 배수와 공개시장 평가가 핵심이었다. 이번 사안은 공모 규모보다 상장 뒤 의결권 배분과 이사회 통제 구조에 초점이 맞춰졌다.
크립토 시장과의 접점은 IPO 전 자산을 토큰화한 거래와 예측시장에서도 나타난다. 본지는 앞서 온체인 예측시장에서 앤트로픽 상장 가능성이 거래된 사례를 전한 바 있다. 전통 금융의 상장 이벤트가 토큰화 상품과 예측시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앤트로픽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SpaceX)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창업자와 장기이익신탁 사이에 권한을 어떻게 나눌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차등의결권의 구체적 구조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공개 S-1이나 회사의 추가 발표에서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 비공개 S-1 심사와 회사의 최종 결정, 시장 상황이 상장 시점과 공모 조건을 좌우할 예정이다.

